원효의 판비량론 기초 연구
 
 도서분류 철학.종교
지은이 : 김성철
옮긴이
면 수 : 464
:  \25,000
출간일 : 2003/10/08
판 형 : 신A5
ISBN : 89-423-6018-1 9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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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ꡔ원효의 판비량론 기초 연구ꡕ

- 당의 대 천재 삼장법사 현장을 농락하는 원효 -


1. 본서의 가치

원효는 그 동안 和諍 사상가로만 알려져 왔다. 그러나 ꡔ판비량론ꡕ의 원효는 치열한 논쟁
가다. 원효의 저술 중 난해하기로 이름 난 ꡔ판비량론ꡕ의 현존 자료를 거의 모두 수집하
여 비판적으로 원문을 교정하고 새롭게 번역한 후 그에 담긴 논쟁의 맥락을 짚어 가며 그
내용 전모를 낱낱이 밝혀낸 본서는 앞으로 원효의 사상과 인품을 조망하는 데 새로운 초석
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 ꡔ판비량론ꡕ 연구서 출간이 갖는 시대적 의의

다른 저술에서와 달리 ꡔ판비량론ꡕ에서는 ‘논쟁가 원효’의 ‘치밀한 사유’와 ‘의연한
인품’이 강하게 느껴진다.
원효가 ꡔ판비량론ꡕ에서 논쟁적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ꡔ서유기ꡕ의 주인공 삼장법
사 현장과 그의 학문이다. 원효는 唐의 대 천재 현장이 인도[천축국] 유학 도중 고안하여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날렸던 논증식 두 가지[萬法唯識을 증명하는 논증식과 대승불교가 부
처의 교설임을 증명하는 논증식]에서 논리적 오류를 지적할 뿐만 아니라, 현장이 인도에서
가져와 새롭게 번역, 소개했던 불전에서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고, 현장과 그 문하의 제자들
이 해결하지 못했던 불교논리학의 난제들을 명쾌하게 풀어낸다.
최근 들어 ‘동아시아의 허브’이라 표어가 우리나라의 정치․외교적 이념으로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주도권은 경제력이나 군사력과 같은 물리적 힘으로만 획득되는 것
이 아니다. 사상이나 도덕, 문화와 같은 정신적 힘이 물리적 힘과 함께 할 때 ‘동아시아
허브’라는 우리의 소박한 이념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외세에 시달려 온 고난의 역사였지만, 우리 민족사에서 사상의 힘과 물리적 힘 모두가 대
국 당을 물리칠 수 있을 정도로 강성했던 시기가 있었다. 화쟁가이면서 논쟁가였던 원효가
활동했던 삼국통일기이다. 삼국통일 직후 당은 그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6년
간의 나당 전쟁 끝에 당은 결국 한반도에서 철수하고 만다. 변방의 소국 신라가 대국 당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원효가 자신의 학문을 통해 신라인들에게 심어주었던 민족
적, 정신적 자긍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유심게를 읊으며 당나라 유학을 거부한 후, 10여 년이 지나 대국 당의 천재 현장의 학문을
농락했던 원효는, ‘동아시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이 시대 우리민족의 사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判比量論’의 의미

比量*(syllogism)을 비판(判)하는 논서(論), 또는 논증식(比量)을 비판(判)하는 철학서
(論), 또는 추론식(比量)에서 논리적 오류를 지적(判)하는 철학서(論). 구체적으로 말하
면, 삼장법사 현장과 그 제자들이 고안했던 논증식(syllogism: 比量)과, 현장이 새롭게 번
역 소개했던 불전에서 추출되는 논증식(比量)에서 원효가 논리적 오류를 지적(判)한 철학서
(論)가 ꡔ判比量論ꡕ이다.

* 비량이란 추리지, 또는 추론식(논증식)을 의미한다. 불교인식논리학에서는 지식 획득의
수단에 現量과 比量의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현량은 감각지와 같은 직접지각이고 비량은
사유의 매개를 통한 추리지다. 그리고 비량은 ‘자신을 위한 추리’(爲自比量)와 ‘남을 위
한 추리’(爲他比量)로 구분되는데, 이 중 ‘남을 위한 추리’는 추론식(syllogism), 즉 논
증식의 형태로 표현된 비량을 가리킨다.

4. 본서의 내용

ꡔ판비량론ꡕ은 필사본으로, 또 과거 동아시아 학승들의 저술에 인용된 형태로 전체의 약
1/5 정도만 현존한다. 저자는 ꡔ판비량론ꡕ에 대한 과거의 연구성과를 비판적으로 종합하
여 이들 현존자료에 대한 새로운 교정본을 만든 후 이를 번역하고 그 의미에 대해 상세하
게 해설한 후, 이에 토대를 두고 ꡔ판비량론ꡕ의 저술 취지에 대해 조망한다.
본서는 시작하는 글과 맺는 글, 그리고 본문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종류의 부록이 책
말미에 부가되어 있다. 서두의 <시작하며>에서는 먼저 &#43092;판비량론&#43093;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후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이루어진 연구성과 전반에 대해 개관하였다. 제1부의 1장에서
는 후키하라 쇼신(富貴原章信)과 최범술 등의 해서체 교정본들을 초서체 원문과 대조하면
서 필자 나름의 새로운 교정본을 만들고 있다. 제1부 2장에서는 &#43092;판비량론&#43093;의 이해를 위
한 기초지식으로 삼고자 &#43092;판비량론&#43093;에 빈번히 등장하는 ‘논리적 오류’들의 의미에 대
해, 窺基의 &#43092;因明入正理論疏&#43093;에 의거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이하에서 필자
는 &#43092;판비량론&#43093;에 대해 본격적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먼저 동아시아 학승들의 저술 도처
에 흩어져 있는 단편들을 수집하여 散逸部라는 이름 아래 소개하면서 분석하고 있다. 초서
체 필사본의 경우, 온전히 남아 있는 부분은 완전부, 일부가 망실되어 그 전모를 파악하기
힘든 부분은 결손부라는 이름 아래 분석한다. 그리고 책을 마무리 하는 <맺으며> 부분에서
는 &#43092;판비량론&#43093; 전체를 개관하면서 그 저술동기에 대해 논의한다. 말미의 부록으로 현존하
는 &#43092;판비량론&#43093; 전체 원문과 국역문이 다시 실려 있으며, 국역문에 대한 日譯文이 첨부되
어 있다. 그리고 玄&#22872;의 歸唐 이후 동아시아 불교계에서 因明學 연구를 위한 교과서의 역
할을 해왔던 &#43092;因明入正理論&#43093;의 원문과 번역문 역시 부록으로 실려있다.

5. &#43092;판비량론&#43093;의 내용과 저술 취지

&#43092;판비량론&#43093;이란 그 이름이 의미하듯이 비량을 비판하는 논서인데, 여기서 말하는 비량이
란, 역경승 현장이 고안했거나, 현장이 역출했던 논서에 실려 있던 논증식, 또는 문비나 규
기와 같은 현장의 제자들이 고안했던 논증식들이다. 수집된 &#43092;판비량론&#43093;의 11가지 논의에
서 원효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산일부1: 唯識比量과 관계된 단편으로 상위결정의 논증식을 이용하여 玄&#22872;의 唯識比量
을 비판한다.
② 산일부2: 勝軍比量과 관계된 단편으로 勝軍比量과 이에 대한 玄&#22872;의 비판을 모두 비판
한 후 大乘佛說을 증명하는 새로운 논증식을 고안하여 제시한다.
③ 필사본 제7절: 淨土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조망(慧)에 대한 논파
④ 필사본 제8절: 護法의 ‘識의 四分說’에 대한 비판
⑤ 필사본 제9절: 第八識의 존재에 대한 증명
⑥ 필사본 제10절: 아뢰야식은 俱有하는 所依, 또는 所依根을 갖는다는 護法의 주장에 대
한 논파
⑦ 필사본 제11절: 九句因 중 第五句(同品無․異品無)의 因이 不定因임을 논증
⑧ 필사본 제12절: 相違決定 논증식의 두 가지 因이 不定因임을 논증
⑨ 필사본 제13절: ‘五姓各別說 비판’에 대한 元曉의 재비판
⑩ 필사본 제14절: 我執, 法執에 대한 논파와 관계된 논의
⑪ 필사본 11行 짜리 단편: &#43092;俱舍論&#43093;과 &#43092;順正理論&#43093;의 ‘雙根의 경우 類는 같으나 相은
다르다’는 說에 대한 비판

元曉의 &#43092;判比量論&#43093;은 칸트(Kant)의 &#43092;純粹理性批判&#43093;과 흡사하다. &#43092;判比量論&#43093; 도처에
서 다양한 추론적 사고의 二律背反(antinomy)적 성격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
9절에서 ‘第八識의 존재를 증명하는 추론식’을 元曉 스스로 구성한 점, 제11절과 제12절
에서 추론식을 사용하여 不定因에 대한 논란을 해결하고 있는 점등으로 미루어 볼 때, &#43092;判
比量論&#43093;이 ‘추론함’ 그 자체를 비판하기 위해 저술된 것이기 보다, 唯識, 因明, 毘曇 등
에서 발견되는 ‘잘못된 추론’을 비판하고 ‘올바른 추론’을 제시하기 위해 저술된 것이
라고 볼 수 있다. &#43092;判比量論&#43093;의 元曉는 和諍家이기보다 치열한 論爭家였다. 그리고 &#43092;判
比量論&#43093;을 통한 元曉의 이런 비판은 독백으로 끝나지 않았고, 이후 동아시아 학승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

6. 기존 연구의 문제점

&#43092;판비량론&#43093;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있다. 그러나 원문 복원의
어려움과 그 내용의 난해성으로 인해 아직까지 &#43092;판비량론&#43093;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 이루
어지지 못했다.
① 후키하라 쇼신(富貴原章信)의 &#65378;判比量論の硏究&#65379;(&#43092;判比量論&#43093;, 便利堂, 東京, 1967)
&#43092;판비량론&#43093;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연구물이었지만, 필사본에서 20자 정도가 해독되지 못
했거나 잘못 해독되어 있고, 오역도 다수 발견된다. 연구서라기보다 짤막한 논문이다. &#43092;판
비량론&#43093;에 등장하는 논쟁에 대해 논리적 분석을 거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7절, 제
14절, 11행짜리 단편 등의 결손부에 대해서는 번역이나 분석을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
② 신현숙의 &#43092;원효의 인식과 논리&#43093;(민족사, 서울, 1988)
후키하라의 연구물보다 나중에 저술되었지만, 후키하라의 연구성과조차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부분을 잘못 번역하였고, &#43092;판비량론&#43093;의 내용에 대한 해설의 경우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거의 대부분 엉뚱하게 분석한다. 또, 3장짜리 필사본만을 연구
의 대상으로 삼았고 동아시아 학승들의 저술에 인용된 자료들에 대해서는 내용분석을 하지
않았다.

7. 과거의 연구와 비교한 본서의 특징

① 불교논리학, 즉 인명학의 오류론에 입각해서 &#43092;판비량론&#43093; 내의 모든 논쟁들을, 그것이
채취된 원전들과의 대조를 통해 세밀하게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② 현장(玄&#22872;)이 고안했던 유식비량과 그에 대한 원효의 비판, 원효의 비판에 대한 규기(窺
記: 현장의 제자)의 반박, 규기의 반박에 대한 원효의 재비판 과정을 추적하고 각각의 논쟁
에 대해 논리적으로 분석한 것은 본서에서 처음 시도된 연구다.
③ 후키하라가 잘못 복원했거나 복원하지 못했던 글자를 20자 이상 지적하면서 &#43092;판비량론
&#43093;의 현존부 전체를 다시 교정하고 번역하고 있다.
 목    차
 저  (역)   자   약   력
저자 김성철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
를 취득하였다. 중앙승가대와 동국대 등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지금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
스 불교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따

주요 저서 및 역서로는
<중론>(1993), <불교의 중심철학>(1995), <회쟁론>(1999), <백론, 십이문론>(1999) ,<회쟁
론 범문, 장문 문법 해설집>(1999)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역설과 중관논리>, <용수의 중관논리의 기원>, <공과 윤리>, <중관사상에 대한 마츠모토
의 곡해>, <중론에 대한 인명학적 주석의 가능성>, <원효의 판비량론 제9절의 재검토> 등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