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집단주의의유학사상적배경
 
 도서분류 경제.사회
지은이 : 조긍호
옮긴이
면 수 : 604
:  \30,000
출간일 : 2007/12/06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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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흔히 동아시아 사회의 특징은 집단주의이고, 그 배경에는 유학사상이 놓여 있다고들 이야기
한다. 1980년대 중반 심리학도의 눈으로 유학 경전을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필자의 생각
은 이런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학 경전과 현대심리학을 접
목하려면 유학 경전의 독서와 함께 문화비교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개관해 볼 필요가 있겠
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문화비교심리학의 연구 성과들에서 드러나는 동아시아 사회의 집
단주의적인 특징에 대해 선택적으로 취합하여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성과를 {한국인 이해의 개념틀}(2003년, 나남출판)로 종합 정리하느라 현
대 한국인에게 끼친 유교의 영향에 관해 앞서 발표된 문헌들을 접하면서, 필자는 고개를 갸
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는 아니었지만, 대체로 이 문제를 두고 논자들은 현대 한국
인의 부정적 행동 특징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유교 문화의 영향에서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
었다. 예를 들면, 개인의 자유보다 권위를 앞세우는 자아 말살, 가부장적인 가족중심주의,
계층의식, 사대주의와 당쟁의 격화, 관존민비, 체면 중시, 과거지향성, 눈치보기, 의존심,
허명(虛名)을 숭상하는 상명주의(尙名主義), 추리력과 창조력의 결여, 기술 천시 같은 행동
들이 모두 유교 문화의 영향 때문에 나온 특징들이란 식이다. 이들에 따르면, 원인 없는 결
과가 있을 수 없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으니 이러한 부정적 행동들의 배후에는 부
정적인 원인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동아시아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던 유학사
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까지 생겨났
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논리적인 귀결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주장의 논거는 아주 단순하여, 차라리 허망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그들의 논거는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라는 점, 그 이상도 또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현재는 항상 미래
의 결과를 잉태하게 마련이므로, 동아시아인들의 현재는 공통의 과거가 만든 것이고, 그 공
통의 과거가 바로 유학사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에 대해 그들은 추호도 의심을 품지
않는다.
동아시아인, 특히 한국인들의 부정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문제지만, 이러한
분석이 안고 있는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유학의 어떤 측면이 어떤 심리적 과정을 거쳐 현재
의 행동을 낳게 되었는지에 관한 논의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연구들이 이러한 문
제점을 안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유교 문화가 동아시아인에게 끼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일관되는 기본틀이 없이,
논자 나름대로 유학 경전의 이 구절 저 구절을 이런 저런 행동 특징과 단순히 연결지어 해
석하려 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현대 동아시아인의 행동과 심성의 특징에 대한 실증적 자료
를 수집함이 없이, 대부분 근거도 희박한 일상적인 편견에 기대어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는 점이다. 그리고 셋째는 인간 심성과 행동에 관한 유학적 이론체계에 대한 철저한 탐색
이 없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상적 배경이 실제 행동을 낳게 되는 심리적 기제(機制)를 밝히는 작업은 매우 힘들다. 특
히 문화의 영향같이 한 사회 전체가 관련되는 거대 주제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학의 어떤 내용이나 측면이 현대 동아시아인의 행동 가운데 어떤
내용과 측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라는 정도의 분석쯤은 있어야, ‘동아시아 집단주의
의 배경은 유학 사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에서는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배경은 유학사상’이라는 추론을 현
대 동아시아인의 행동 특징에 관한 실증적인 자료와 유학 경전에서 도출되는 인간관과 인
간 심성에 관한 이론체계를 바탕으로 삼아 논리적으로 고찰해 보려 하였다. 이 책에서는 현
대 문화비교심리학에서 동아시아인과 서구인의 행동과 심성의 특징을 비교 개관하기 위한
개념틀과 유학 경전에서 도출되는 인간관을 이 책 전체를 꿰뚫는 기본적인 틀거리로 삼고,
문화비교심리학에서 밝혀진 현대 동아시아인의 지(知,인지) 정(情,정서) 의(意,동기)
세 측면의 행동 특징에 관한 실증적인 자료와 유학 경전에서 추출해 낸 인지 정서 동기
같은 인간 심성에 관한 이론체계를 대비하여, 양자 사이에 꽉 짜인 논리적인 정합성이 있는
지를 확인해 보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자는 세 가
지 측면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
첫째는 현대 문화비교심리학에서 실증적으로 밝혀낸 연구 결과들을 개관하여, 인지, 정서
와 동기의 측면에서 현대 동아시아인이 드러내는 심성과 행동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찾아내
는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인의 현재의 특징에 관한 기초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둘째는 {논어(論語)} {맹자(孟子)} {순자(荀子)} 같은 선진유학의 경전과 퇴계(退溪)와
율곡(栗谷) 같은 조선조 성리학자들의 저술을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철학적으로 읽지 않
고, 이들 경전을 심리학적 안목에서 읽어, 이로부터 인지 정서 동기 같은 실제 인간의 심
성과 행동에 관한 심리학적 이론체계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유학의 경전은 인
간 본성에 관한 선악의 관점과 이에 근거를 둔 당위론의 관점에서 읽혀왔으나, 필자는 가능
하면 이러한 선악의 관점을 탈피하여, 인간 심성을 구성하는 인지 정서 동기(지 정 의)
에 대해 선진유학자들이 어떻게 개념화했는지 있는 그대로 찾아내고자 하였다. 이는 동아시
아인이 인간의 심성과 행동을 이해하는 사상적 배경에 관한 기초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책머리에
셋째는 이 두 작업의 결과를 관련시켜, 과연 이 두 가지 자료(동아시아인의 인지 정서 동
기의 현재적 특징과 유학 경전에서 도출되는 인지 정서 동기에 관한 이론체계) 사이에 일
관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일 이 두 자료 사이에 일관성을 찾을 수 있다면, 2,000
여 년 전에 구축된 유학사상이 현대 동아시아인의 심성과 행동의 특징을 형성한 모태로서
작용해 왔다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전체의 서론에 해당하는 제1장에서는 현대 동아시아의 문화가 과연 집단주의의 특징
을 간직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고, 이어서 중국 한국 일본 같은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에
서 유학사상이 차지하고 있던 위상과 현대 동아시아인이 아직도 강한 유학적 가치관을 지니
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동아시아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
친 전통 사상은 유학의 체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현대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배경에 유
학사상이 놓여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다음 제2장에서는 문화비교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에서 밝혀진 바와 같은, 현대 동아시아인
의 심성과 행동의 집단주의적 특징을 서구 개인주의 사회인과 비교하여 정리해 보기 위한
문화차 개관의 기본틀을 정립하려 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화차 개관의 기본틀을 집단
주의와 개인주의 문화권의 기본적인 인간관과 자기관의 특징에서 끌어내려 했다. 이어서
두 문화권의 특징적인 인간관과 자기관이 그 사상적 배경으로 추정되는 자유주의와 유학사
상의 인간관 자기관에서 직접 유도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 했다. 말하자면, 서구 개인주
의의 배경인 자유주의의 이념과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배경으로 추정되는 유학의 체계에서
도출되는 인간관과 개인관의 차이로부터, 다양한 현대 문화비교연구들을 종합하여 두 유형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문화차를 개관하는 기본틀이 도출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자 했
던 것이다. 이렇게 두 사상체계에서 도출되는 인간관과 자기관의 차이가 곧바로 두 문화 유
형의 특징적인 차이로 연결된다면, 자유주의와 유학사상은 곧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사상
적 배경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장의 내용은 다음 장들의 전개를 위
한 이론적 바탕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문화차 개관의 기본틀에 따라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각각 인지(제3장) 정서(제4
장) 동기(제5장)의 측면에서 우선 현대 동아시아인의 심성과 행동의 특징을 개관하고, 이
어서 유학의 경전에서 도출되는 인지 정서 동기의 이론을 정리하고자 했다. 그리고 각 장
의 말미에서 이 두 자료들을 비교하여 정리함으로써, 유학사상이 동아시아인이 보이는 집단
주의적 심성과 행동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러므로 제3, 4, 5장
의 내용은 이 책의 핵심적인 본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6장은 이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장에서는 우선 제2장부터 제5장
까지의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사상적 배경이 유학의 체계라
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다음으로 이 책에서 전개하고 있는 바와 같은 문화차 연구가 오늘날
과 같은 세계화의 시대에 가지는 심리학적인 함의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끝으로 서구인들
과는 다른 행동 심성의 특징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동아시아인들의 삶의 배경, 곧 유학 사
상의 바탕 위에 세울 수 있는 새로운 심리학에서 다루어야 할 몇 가지 가능한 연구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동양심리학은 현대 서구심리학과 대립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것
이 아니라, 이 두 가지가 보완적으로 서로 접근함으로써 과거와는 다른 통합적인 보편심리
학을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심리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의 머리말 중에서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유학사상과 심리학이 만나는 접점에서 출발하여 ‘동양심리학’의 가능성을 밀고나왔던 심
리학자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책이 나왔다. 저자인 조긍호 교수(서강대 심리학과)는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학경전의 심리학적 독서 작업에 몰두해 왔고, 이미 1999년에 그 연
구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학술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책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유
학사상적 배경》(지식산업사)은 그동안 발표한 저서들의 주요 쟁점들을 정리․재구성하여
동양심리학의 이론적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기본틀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태동과 전개는 철저히 서구 중심적 문화보편성을 전제로 해왔다는 점
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거론하는 학계와 교양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할 것이
다. 조 교수의 이러한 작업은 문화비교연구적 관점(문화비교심리학)과 유학경전의 재해석이
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심성에 관한 재발견을
촉구하고 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비교의 틀은 ‘개인주의-집단주의 문화 분류체계’이다. 곧 해당 사회
의 문화적 특수성을 탐색함으로써 사회현상과 인간의 심리적 특징들이 갖는 긴밀한 연관성
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가 20세기 후반부터 심리학계에 떠올랐던바, 사회과학자에게 가장 전
통적이고 익숙하고 상식적인 문화 분류체계이면서도, 단순성과 포괄성이라는 과학이론의 절
약의 법칙에 부합하는 ‘개인주의-집단주의’라는 분류체계는, 이러한 문화차를 해석하고
그 특징을 추출해 내는 데 보편적 타당성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전세계 63개 국 53개 문화집단의 개인주의 성향 점수 분포를 제시한 심리학자의 호프스테드
의 문화비교연구에 따르면, 한국․일본 또는 중국과 같은 동아시아 사회의 구성원들은 현저
히 낮은 개인주의 성향을 보이며 이는 또한 그들의 집단주의적 특성(자기가 속한 집단을 개
인보다 우선하는 여러 가지 성향들)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또한 현대 유교권 사람들
의 의식구조 속에 공통된 가치관과 행동 또는 사유방식으로 자리 잡은 특성으로서 뚜웨이밍
(杜維明)이 이름 붙인 “마음의 유교적 습성들”, 그리고 호프스테드가 실시한 중국적 가
치검사 항목(인내심, 지위와 서열 존중, 절약, 검소, 염치, 체면 유지, 전통 존중, 인사치
레와 은혜 갚기 등)으로 대변되는 “유교적 역동성”의 가치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인의 집단주의적 심성을 서구 사회인과 비교하면, 사회적 교환 장면에서 일
어나는 가치 추구 경향, 개인과 집단의 상호의존성, 타인과 관계를 맺는 성향, 사회를 구성
하는 궁극적 단위 관념이 문화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동아시아 사회
의 오랜 역사 속에서 지배 이념으로 작용해온 유학사상적 배경과 서구 사회의 개인주의 사
고를 이끌어온 자유주의 사상이 깊이 자리 잡는다.

이러한 관점은 동아시아 사회인의 인지[知], 정서[情], 동기[意]가 갖는 특성을 밝히는 데
도 뚜렷한 차이점을 드러내준다. 서구인은, 개인이 독립적이고 완결된 개체인 만큼 이 개인
의 자유를 증진하고 이성에 따라 합리적 계산을 추구하며 불변적 안정적 실체인 개인의 속
성을 고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동아시아 사회인은 사회 구성의 궁극적 단위는
‘비사회적 개인’이 아니라 가족과 같은 1차집단으로 맺어지는 ‘관계’이므로, 사람은 의
무와 역할 및 타인에 대한 배려가 복합된 존재로서 자기 욕구와 정서를 통제하고, 타인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자기개선에 힘을 쓰는 덕성의 주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가변적이고 과정적인 존재일 뿐이며, 고정되고 안정된 속성을 갖춘 서구적 개인이란 문화
적 맥락에서 벗어나 있다.
《논어(論語)》, 《맹자(孟子)》, 《순자(荀子)》와 같은 유학경전의 정수과 조선조의 사단
칠정설 및 인심도심설에 바탕을 두고, 저자는 이러한 동아시아 사회인의 심리적 특성이 유
교문화적 구속성과 갖는 논리적 상관성을 끈기 있게 밝혀내고 있다. 유교문화권의 집단주의
적 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사회를 인지하기 위한 통제 대상을 자기의 욕구와 정서에 두고 있
으며 행위의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귀속시키는데, 이는 맹자가 말하는 사단(측은지심, 수오
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나 순자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자연적 본성[性]과 후천적 특성
[僞]을 합치시키는 성위지합(性僞之合)의 차원에서 드러나는 도덕적 능력이 인간에게 있다
는 유학사상의 주장과 깊은 상관성을 갖는다. 또한 동아시아인은 타인을 지향하거나 자신
의 감정을 통제하고 정서를 승화하여 자기개선을 꾀하고 그럼으로써 타인과의 연계성을 높
이는 데서 자기 효능감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성리학의 사단칠정설, 곧 사단을 권장
하고 칠정을 억제하고자 경(敬) 상태에 머무르는 거경(居敬)의 방법을 높이 평가한 유학사
상과도 맥락이 일치한다. 이러한 거경은 사람의 심적 자기 조절의 모든 상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합리적 신념체계의 부속 요소로 인간
의 동기를 다루던 서구심리학이 인간의 비합리적 귀인 경향(행위의 원인이 반드시 개인 이
익에 합치하는 합리적 이유만으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경향)을 발견하고 동기에 주목하기 시
작한바, 동아시아인은 자신이 타인과 맺는 사회적 관계에 따라 자기 욕구를 통제하고 설령
자기 행동의 원리가 비일관성을 갖는 것처럼 보여도 도덕적 동기에 따라 행위의 동기를 타
인에 맞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하여, 인심(人心)을 억제하고 도심(道心)을 강화하
는 조선조 성리학의 인심도심설도 같은 맥락에 놓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아시아 사회는 유학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적 특수성에 따라 사회구성원
의 심리적 특성도 그에 합치하는 경향이 강한 사회이며, 이는 개인의 이익 추구와 자기실
현, 공정한 교환에 따르는 서구의 윤리적 기준과 달리 타인과 조화를 이루고 자신을 소속
집단과 타인의 요구에 적응시키며, 이렇게 하여 자기를 점차 개선하고 확대시키는 데서 자
기 향상감을 맛보는 동아시아인의 심성을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세계화’가 갖는 문화적 함의를 설명하고, 과연 동아시아인의 심리적 실체
로서 그 배경이 되는 유학사상이 인간의 심성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건강한 ‘문화 적응’
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되묻게 한다. 곧 세계화에 적응하는 세계인이란 그에 대별되는 상대
적 개념이 모호한 심리적 허구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다분히 미국 문화 중심의 세계화라
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개념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지식인들 사이에 논쟁의 도마에 올
랐던 ‘아시아적 가치’ 또한 이러한 세계화라는 허구적 맥락에서 논의할 때, 그것이 지닌
정치적 의도에만 매몰됨으로써 심리적 실체를 밝히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사회에 여전히 ‘마음의 유교적 습성들’로 작용하는 유학사상의 가치는
탈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함으로써 그 심리적 실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인간 심성의 보
편성을 밝히고 건강한 문화 적응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서구 중심의 일방적 문화로 동질화되어 버리거나, ‘동양’ 또는 ‘문화적 폐쇄성’
이라는 가치에만 매몰되어 피상적 양극화로 흐르기보다는, 문화의 심층원리에 따라 각 사회
의 특수한 심리적 성향의 근본 원리를 해명하려는 연구자들의 자세가 필요하며, 동양심리학
은 바로 ‘타인에 대한 배려, 관계를 지향하는 인간, 자기를 억제하고 남과 더불어 조화를
추구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확대해 가는’ 도덕적 본성에서 출발점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또
한 이러한 문화특수적 관점에서 출발하는 동양심리학의 가능성이 서구심리학과 맞닿은 지점
을 분명히 밝히고 서로 접근해 갈 때 새로운 보편심리학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조긍호 교수는 2006년에 간행된 《이상적 인간형론의 동․서 비교》(지식산업사)라는 책을
통해 새로운 심리학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론적 작업의 출발을 알린 바 있다. ‘동양심리
학’이라는 생소하고 아직은 어색할 수 있는 이론의 세계에 독자들을 초대하고자, 저자는
이번 책의 출간을 통해 한층 더 성실한 안내자의 역할을 떠맡고 수행한 셈이다.
 목    차
책머리에

제1장 동아시아 사회와 유학사상 17
1. 동아시아 문화와 집단주의 20
1) 집단주의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 21
2) 동서 집단주의-개인주의 문화의 연원 25
2. 동아시아의 역사와 유학사상 34
1) 중국의 유학 37
2) 한국의 유학 40
3) 일본의 유학 42
3. 동아시아의 현재와 유학사상 46
1) 유교개신운동 46
2) 유교적 역동성의 가치 50

제2장 문화 유형에 따른 인간관의 차이 53
1. 개인주의-집단주의의 인간관과 문화차 개관의 틀 57
1) 집단주의-개인주의의 분류 기준 58
2) 문화 유형에 따른 인간관과 자기관의 차이 63
3) 집단주의-개인주의 문화차 개관의 기본틀 68
2. 자유주의의 인간관과 개인주의 문화 76
1) 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가치 77
2) 자유주의의 개인관 81
3) 자유주의의 개인관과 개인주의 문화의 특징 91
3. 유학사상의 인간관과 집단주의 문화 98
1) 유학사상의 인간관 99
2) 유학사상의 개인관 113
3) 유학사상의 인간관 개인관과 집단주의 문화의 특징 127
4. 자유주의와 유학사상의 개인관 대비 135
1) 자유의 보유자-의무 역할 배려의 복합체 135
2) 이성 주체-덕성 주체 137
3) 불변적이고 안정적인 실체-가변적이고 과정적인 존재 139
4) 개인관과 문화차 개관의 틀 대비 140


제3장 동아시아인의 사회인지와 유학사상 143
1. 문화 유형에 따른 사회인지의 차이 146
1) 문화 유형에 따른 전반적인 사회인지 양식의 차이 148
2) 문화 유형에 따른 대인평가 양식의 차이 155
3) 문화 유형에 따른 귀인 양식의 차이 175
4) 문화 유형에 따른 사회인지의 특징 대비 185
2. 유학사상과 사회인지 188
1) 유학의 인성론과 덕성우월론 189
2) 군자 성인의 사회인지의 특징 202
3) 선진유학의 사회인지론 종합 235
3. 유학적 사회인지론의 집단주의적 특징-군자론·성인론의 관점 237
1) 사회적 책무의 자임과 연계성 조화성 강조 239
2) 대인관계의 인화와 자기 억제 강조 241
3) 자기 수련과 가변성 자기개선 강조 243

제4장 동아시아인의 정서와 유학사상 247
1. 문화 유형에 따른 정서의 차이 251
1) 정서의 보편성과 문화구속성 254
2) 문화 유형에 따른 정서 행동의 차이 257
3) 문화 유형에 따른 정서의 차이 대비 273
2. 유학사상과 정서 275
1) 선진유학 경전에서 제시되는 정서의 종류 276
2) 선진유학의 정서이론 285
3) 선진유학의 정서이론 종합 307
3. 유학적 정서이론의 집단주의적 특징-사단칠정설의 관점 310
1) 사단의 권장과 연계성 조화성의 강조 311
2) 칠정의 억제와 자기 억제의 강조 315
3) 정서의 승화와 자기개선 강조 317

제5장 동아시아인의 동기와 유학사상 321
1. 문화 유형에 따른 동기의 차이 324
1) 동기의 문화구속성 328
2) 문화 유형에 따른 동기 행동의 차이 330
3) 문화 유형에 따른 동기의 차이 대비 361
2. 유학사상과 동기 364
1) 선진유학 경전에서 제시되는 동기의 종류 365
2) 선진유학의 동기이론 376
3) 선진유학의 동기이론 종합 400
3. 유학적 동기이론의 집단주의적 특징-인심도심설의 관점 404
1) 도심의 권장과 연계성 조화성 강조 407
2) 인심의 억제와 자기 억제의 강조 410
3) 동기의 승화와 자기개선의 강조 412

제6장 종합 고찰 419
1. 동아시아 집단주의의 유학사상적 배경 423
1) 유학적 인간관과 문화차 개관의 틀 423
2) 동아시아인의 심성・행동의 특징과 유학사상 428
2. 문화 성향의 개인차와 국가 간 문화차의 문제 440
1) 문화 성향의 개인차 440
2) 동일 문화권 내의 국가 간 문화차 446
3. 문화 연구와 세계화의 문제 453
1) 세계화의 심리학적 함의 454
2) 세계화의 문화적 효과 459
3) 아시아적 가치 논의 465
4. 새로운 동양심리학의 기획 478
1) 인성론과 심리구성체론의 문제 481
2) 군자론 성인론과 이상적 인간형론의 문제 488
3) 도덕실천론과 사회관계론의 문제 495
4) 수양론과 자기통제론의 문제 501
5. 동양심리학과 문화 간 접근의 지향 511

참고문헌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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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역)   자   약   력
조 긍 호 (趙 兢 鎬)

·1948년 경기도 양평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심리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문학박사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미국 미시간대학교 객원연구교수
·한국 사회 및 성격심리학회 회장
·한국심리학회 회장 역임
·대한민국학술원상(인문사회과학부문) 수상
·현재 서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저 서
·《유학심리학》 (학술원상 수상)
·《동양심리학》 (공저)
·《불평등사상의 연구》 (공저)
·《심리학 : 인간의 이해》 (공저)
·《한국인 이해의 개념틀》
·《이상적 인간형론의 동·서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