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한다는 결정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의견 접근을 위한 성실한 토론

은 없고 대립이 격화되기만 한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겠다고 했을 때 《영어를 공용

어로 하자는 망상: 민족문화가 경쟁력이다》(나남출판,

2001)라는 책을 써낸 것과 유사한 사태가 벌어졌다. 그

책을 몇 달만에 쓴 것이 보람이면서 과오였는데, 지금

은 그만한 여유도 없다. 시간을 최대로 단축해 할 말

을 하고자 한다.

어느 편을 들자는 것은 아니다. 시사평론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최상의 방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너무나도 이상적인 주장을 편

다고 나무라지 않기 바란다. 이상이 있어야, 당면한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무익한 시비를 하는 데서 벗어

나,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는 지표를 마련할 수 있다.

어떤 긴요한 문제에 관해서든지, 열띤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원론 차원에서 포괄적인 논의를 펴고, 근본

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학자의 임무라고 생각

하여 해야 할 일을 한다. 오랫동안 연구해 얻은 성과

를 보람 있게 활용하고자 한다. 논의가 너무 심화되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더라도 꼼꼼히 읽어

주기 바란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자세한 고찰을 하지 못해 내용

이 엉성할 것을 각오하고 인정한다. 이미 해놓은 작업

을 필요한 대로 이용하는 것을 양해하기 바란다. 인터

넷 카페 “한국신명나라”에 올리려고 쓴 글을 여럿 가

져다 쓴다. 미비점을 보충하기 위해 《인문학문의 사

명》(서울대학교출판부, 1997)에 수록해 발표한 글 하나를

줄이고 다듬어 제2부에 옮긴다.

주장하는 바가 학문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행되기를 바란다. 실행은 정책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겠다는

지금의 집권 여당에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지금의 야

당이 집권해 이 책에서 편 지론을 받아들여 실현하기

를 간절하게 바란다.

잘못을 바로잡고 문장을 다듬을 수 있게 도와주신

최명환, 이은숙, 두 분께 깊이 감사한다.

2015년 10월 20일

조 동 일

차 례

머리말 / 5

제1부 당면 과제 해결 방안……………………………………9

1. 논의의 발단 / 9

2. 문제를 발견하는 학습 / 14

3. 토론할 자료 / 22

4. 국사를 넘어서서 / 47

5. 총체사로 나아가는 길 / 70

제2부 국사를 넘어서는 열린 시야…………………………83

1. 비교 검토의 이유 / 83

2. 타이사 / 88

3. 월남사 / 100

4. 한국사 / 123

5. 국사의 문제점 총괄 검토 / 140

6. 새로운 역사철학을 위하여 / 154

7. 작업 확대를 위한 전망 / 177

8. 마무리 삼아 / 187

제3부 재검토와 결론…………………………………………190

1. 재검토 / 190

2. 결론 / 200

저자소개

  조동일

  서울대학교 불문과·국문과 졸업, 문학박사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한국학대학원·서울대학교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한국문학통사》 1~6, 《동아시아문학사비교론》, 《세계문학사의 전개》,          《동아시아문명론》, 《학문론》, 《한국학의 진로》 등 저서 60여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