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지역-근대 개혁기의 대구・경북
 
 도서분류 한국사
지은이 : 김도형
옮긴이
면 수 : 432
:  \25,000
출간일 : 2017/11/07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9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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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이 책은 1860년대 조선 말기부터 일제 아래 192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대구・경북 지역에서 펼쳐진 개혁운동, 민족운동을 다룬 것이다. 이때는 서양과의 접촉으로 구래의 세계관, 문명관, 그리고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변화하면서 새로운 근대사회로 변혁되던 대전환기였다. 그 과정에서 한국사회는 서양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자본주의 세계체제 속에 들어가게 되었고, 마침내 일제의 강점으로 식민지가 되었다. 조선은 제국주의 일본에 종속되었고, 조선 안에서는 중앙(서울)을 정점으로 각 지역, 지방이 주변부로 구조화되었다. 지방에서는 식민체제의 모순이 표출되었고, 따라서 개혁운동, 민족운동은 각지의 사회경제적 특성을 반영하여 식민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근대국가를 지향하였다.

필자가 대구・경북지방의 근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하였다. 1981년부터 계명대학교 사학과에 전임이 되어 대구에 거주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 공간에 대한 역사적 관심이 일어났고, 시간을 두고 경북지역 곳곳을 답사하였다. 특히 배기헌 선생(당시 계명대 대학원)의 안내로 포장되지 않은 길 위에서 만난 성주 지역 유교 문화의 감흥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대부분 같이 움직였던 학과의 김무진・이윤갑 교수와, 강의를 나오던 마종락・김훈식 교수(현재 두 사람 모두 인제대)와 더불어 역사학에서 사회과학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같이 공부하면서 ‘지방’의 역사 서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였다.
   이런 관심을 구체적인 연구로 옮긴 데에는 두어 차례의 계기가 있었다. 1980년대 대구 소재의 대학에는 젊고 유능한 신진 학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 가운데 의기투합한 8~9명의 교수들(배영순・유명기・임병훈・이호철・이규성・김형기・심희기・이윤갑 등)과 함께 조그마한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한국사・경제학・법학・인류학・철학 등 전공을 달리하던 교수들과 어울려 다양한 이론과 1980년대 한국의 사회 문제까지 학술적으로 토의하였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85년 11월에 ‘지방사회연구회’라는 학술모임을 만들었다(이 연구회는 나중에 대구사회연구소로 확대 발전되었다). 한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독재 심화, 사회 불균등 등으로 발생한 사회 모순을 학문적으로 검토하되, 특히 중앙(서울)의 주변으로 머물고 있는 지방사회를 통하여 이를 해명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발전에 기여하자는 ‘학술운동’이었던 셈이다. 그 가운데 역사학 전공자들은 따로 분과를 만들어 세미나를 하고, 일반 시민과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기도 하였다. 역사분과에는 배영순(영남대), 이개석・임병훈・주보돈(경북대), 이윤갑・김무진・김도형(계명대), 그리고 농업경제사의 이호철(경북대, 작고)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지방사회연구회의 영향으로 광주・전남・전북・부산 등지에도 유사한 연구 단체가 만들어졌고, 각 지역의 연구자들은 몇 차례 자리를 같이하면서 각자의 지역 속에 안고 있는 문제들을 공동으로 토론하기도 하였다. 1987년에 우리는 ‘용감’하게 《지역사회와 민족운동》(한길사)이란 무크지도 간행하였다. 비록 창간호 밖에 내지 못했지만, 필자는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이 잡지에 〈한말 일제 초기 경북지방의 민족운동〉이란 글을 실었는데, 이 글이 이 책의 첫 출발이었다. 
   한편 지방사회연구회에는 대구의 여러 대학 대학원생도 참여하였다. 한국근현대사 전공 학생들은 연구회의 활동과 별도로 필자의 주도 아래 따로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김병우・김일수・송호상(계명대), 김종규・허종・김정미・송병섭(경북대) 등이 그들로, 소속 대학이 서로 달랐지만, 오직 한국근현대사 공부를 새롭게 해보자는 취지로 모였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대구・경북지역의 민족운동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다. 남북 분단체제 아래에서 묻혀 있던 여러 인물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활동했던 여러 곳을 답사하였다. 부르주아운동, 사회주의운동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친일파까지 조사하였다. 그리고 이를 대구 지역의 일간지 《영남일보》에 연재하였고, 이를 묶어 《근대 대구・경북 49인 - 그들에게 민족은 무엇인가》(혜안, 1999)라는 책을 간행하였다.    

같이 참여했던 젊은 청년학자들은 지금 대부분 전문 연구자로 성장하여 대학에 자리 잡고, 역사연구자의 길에 매진하고 있다. 그들이 당시 우리 공부모임에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중견 연구자로 성장한 것을 보면서 자랑스러운 생각도 든다. 물론 그들 가운데는 다른 길을 간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일 속에서 각각 민족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믿는다. 그 가운데 김정미 박사는 필자가 서울로 전근한 뒤 안동의 ‘이상룡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논문을 쓰면서 그만 병을 얻어 타계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아까운 재원이다. 
   이런 몇 가지 계기로 필자는 대구・경북의 사회변동, 민족운동에 관한 몇 편의 글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대구를 떠난 다음에는 그 관심도 많이 멀어졌다. 하지만 대구에서 활동하던 연구자들은 이를 더욱더 학문적으로 축적하였다. 같이 활동하던 이윤갑 교수는 최근 10여 년 동안 대구・경북에 관한 많은 업적을 내었고,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김병우・김일수・허종 교수도 그러하다. 이들이 그 사이 축적한 연구에 비하면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연구를 조금 먼저 시작했다는 점을 스스로 위안으로 삼으면서 이 책을 꾸미는 용기를 내었다. 필자 또한 강단에 설 날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체면을 무릅쓰고 그동안 쓴 글들을 정리하였다.
   이 글들은 한 권의 단행본을 목표로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쓴 것이 아니었기에 많은 손질을 가하였다. 체제를 세우고 민족운동의 주체 세력에 따라 각 부를 나누었으며, 중복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도 채웠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간행한 필자의 저서(《근대한국의 문명전환과 개혁론 – 유교 변통과 비판》, 지식산업사, 2014)에서 채용하기도 하였다(안동, 성주의 유생층 동향, 교육운동 등). 하지만 이 책의 전체 맥락을 위해서 부득이 내용 중복을 무릅쓰고 정리하였다. 또 울진은 당시에는 강원도였으나 지금은 경북에 속해 있고, 또 ‘이필제 난’이나 의병항쟁이 영덕・울진을 포함하는 경북 동북부 지역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이를 수록하였다.
   이 책은 앞에서 거론한 모든 이들의 직간접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밖에 대구 계명대 사학과 시절의 노중국, 한충희 교수도 그러하다. 울진 출신인 노교수로 인해 울진 관련 작업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대구・경북지역에서 같이 공부하던 ‘젊은’ 연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더욱이 김일수 교수는 필자의 지도 아래 예천 지역의 사회운동을 석사논문으로 다룬 후부터 최근까지 경북 지역의 근현대 민족운동에 관한 많은 연구를 행하고 있으며, 이 책의 원고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당시 계명대 대학원에 재학했던 손경희 박사도 자료 수집을 도와주었다. 오래된 원고를 새롭게 정리하고 보완하는 작업에는 현재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사학과의 대학원 박사생 고태우・노상균・홍해뜸, 석사생 이정윤・석지훈・최용준 등이 수고하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필자는 상업성이 없는 학술서적을 몇 권 간행하면서 번번이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께 빚을 지고 있다. 이 책이 오직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이라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만용’으로 그 빚을 조금이나마 덜어 볼 따름이다. 이 책을 품위 있고 단정하게 만들어준 김연주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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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海巖書齋에서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1860~1920년대 대전환기 속에서 경북지역의 개혁과 민족운동을 연구한 본격적인 지역사연구서가 출간되었다. 저자가 1980년대 계명대 교수 시절부터 젊은연구자들과 함께 고민했던 지방의 역사 서술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곳곳에 녹아 있는 노작이다. 그동안 구한말 민족운동사 연구는 많았으나 지방에 초점을 둔 연구는 지역의 대학교나 기념관의 총서 두엇, 몇 개 연구서 말고는 거의 없다. 따라서 한말 민족운동사의 또 하나의 지평을 열어나간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종속지이면서 모순 해결의 근거지

 

   근현대사에서 지방은 묘하게 이중적이면서도 역설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저자는 “‘지방은 중앙에 정치경제적으로 종속된 위치였으나,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근현대 자본주의 체제의 형성 과정에서 배태되어 나온 체제의 필연적인 모순은 지방 단위에서 제기되었음에 착목한다. “지방에서 일어난 사회운동이 한국 전체의 변혁을 주도하였고, 지역 단위의 민족운동이 한국 사회의 변혁을 선도하였던 것이다(결어).”


왜 경북인가

   경북지역은 농민 몰락의 정도가 다른 지역에 견주어 격심하였기에 그 이중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 지역은 개항 이후 콩의 일본 수출량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농민층에 의한 밑으로부터의 상품화가 진전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으로 안동, 성주, 고령 등에서 농민층이 급격하게 몰락하는 가운데 이들이 농민항쟁과 3.1운동에 적극 가담한 것이다(서장, 1부 제23).

   무엇보다도 대구 지역은 농민-상인의 계층간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곳이다. 낙동강을 낀 상권 중심지인 대구 지역에서는 개항 후 미곡무역이나 조세 수탈과정에서 상인층이 급속하게 성장하여 근대적 자본가로 변신하였지만, 소빈농층이나 소상인층은 더욱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러한 몰락은 일제 자본의 침투와 경부선 개통, 화폐정리사업 등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2부 제1, 3부 제3). 따라서 대구경북 지역은 지역사의 틀로 근현대 변혁기의 역사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최적의 연구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근대 대전환기 여러 계층의 활동상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문명 대전환기에 농민층, 상인층을 포함한 각 계층의 역동적인 동향이 치밀하게 조명논증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유교적 기반이 강했으므로, 구한말 유생층들의 개혁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 가운데 안동 지역 병파西厓와 호파鶴峯의 대립인 병호시비(屛虎是非)에서 연유된 병유(屛儒)와 호유(虎儒)가 대원군 실각 이후나 개항 전후 상반된 태도를 보인 원인을 가학(家學) 계승과 도덕적 실천의 주력으로 파악한 서술이나(1부 제1), 만국공법을 강조하면서 서학을 수용한 한주학파(寒洲學派)의 경제개혁안이 근기(近畿) 지역의 남인 실학파의 그것과 맞닿는다는 지적(1부 제2) 등을 통해 독자들은 구한말 유생층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는 제3부에서 농민항쟁의 분화와 그 의의 및 한계도 다룬다. “농민항쟁이 국외 독립전쟁으로 발전된 사실은 한말 의병전쟁의 자연발생적, 지역고립적 한계가 일정하게 극복되고 있었음(2)”을 보여주나, “이 항쟁을 기반으로 한 20년대 농민운동은 토지 혁명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 제시 없이 농업문제를 민족적정치적 문제와 결합시키지 못하고 단순한 경제적 관계에서 접근했다(3부 제3) 분석이다.

 

부분으로 전체를 조망한다

 

  이때 저자의 렌즈는 각 계층의 동정을 중앙의 그것과 연계시킴으로써 전체사의 세세한 흐름까지도 놓치지 않고 있다(2부 제12). 지역사(부분)라는 키(key)를 통해 우리는 문명전환기 대구경북지역의 사회경제정치적 조건과 각 계층의 생생한 활동뿐만 아니라 중앙의 움직임(전체)까지도 통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저작은 더욱 효과적으로 한국근대사를 파악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역사는 중앙과 지역의 유기적 결합, 전체사와 지역사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졌기(서장)”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 일제하 민족운동의 동향과 이에 연관된 유교의 변화라는 저자의 3년 전 과제(근대 한국의 문명전환과 개혁론-유교 비판과 변통5) 가운데 하나가 지역사라는 형식으로 이행된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이 지역은 물론, 경북대구 이외의 지역사 연구에도 많은 시사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목    차

책머리에 _ 4

서장 : 지방사지역사와 근대민족운동……11

1부 유생층의 척사운동과 그 변화……41

 

1장 안동 유생층의 동향과 河回屛儒……………………………44

2장 성주 寒洲學派의 현실인식과 변화………………………………95

3장 구미 지역 유생층의 동향………………………………………135

 

2부 부르주아층의 계몽운동과 그 변화……165

 

1 계몽운동과 국채보상운동……………………………………169

    제2장 일제하 부르주아 민족운동의 전개와 분화………………221

 

3의병항쟁과 농민운동……251

 

   제1 민중의식의 성장과 이필제 난………………………………254

     제2 농민항쟁과 의병 : 동북부 동해안 지역…………………………………275

   제3 1920년대 농민운동의 발전……………………………………307

결 어……381

 

 

참고문헌 _ 398

찾아보기 _ 416

함께 읽으면 좋은 지식산업사의 역사책들 _ 430

 

 저  (역)   자   약   력

김도형金度亨

 

 

   1953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문학박사)에서 수학하였다. 계명대학교 사학과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이자 같은 대학교 국학연구원장이다.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사연구회 회장,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 등을 지냈다. 1876년 전후부터 일제하에 이르는 시기의 정치사상사와 민족운동사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제국기의 정치사상 연구(1994), 근대 대구경북 49(공저, 1999), 일제하 한국사회의 전통과 근대인식(공저, 2009), 식민지 시기 재만조선인의 삶과 기억(공저, 2009), 근대 한국의 문명전환과 개혁론 유교 비판과 변통 – 》(2014), 일제하 연세학풍과 민족운동(공저, 2015), 가마니로 본 일제강점기 농민 수탈사(2016)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수의 공저와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