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가여요의 역사
 
 도서분류 기록문학
지은이 : 박노준
옮긴이
면 수 : 288
:  \20,000
출간일 : 2018/02/12
판 형 : 신국판
ISBN : 978-89-423-9041-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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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시가사詩歌史 집필은 시가문학詩歌文學 연구의 최종 단계에 해당하는 작업이다. 여러 하위 장르에 속해 있는 중요 작품들을 제대로 분석하고 독해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작품끼리의 연관성 규명, 시대와의 관계,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작자 또는 화자의 사상과 정서, 갈래의 뚜렷한 특질 등을 사적史的인 안목으로 두루 섭렵하고 파악한 연후에야 기필起筆할 수 있는 그런 글쓰기다. 이미 고인이 된 국문학 연구 1~2세대 학자들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학계 선후배 동학들이 쏟아 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논저 가운데 꼭 참고하여야 할 연구물도 보태야 하므로 이 작업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도 없다.
  이렇듯 해내기가 매우 어려운 일인지라 나는 진즉 시가사 집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감당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데 섣불리 착수하였다가 동학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느니 차라리 손을 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그쪽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지내 오다가, 수년 전 《향가여요 종횡론》(2014)을 펴낸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득 뜻밖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시가문학의 ‘전사全史’는 엄두조차 못 낼지언정, 나의 주 전공 분야인 향가와 속요는 분류사分類史의 성격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정년퇴임한 지 올해로 15년에 접어들었다.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매일, 매월, 매년을 살면서 느끼는 바는 주체할 수 없이 남아도는 것인즉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때때로 이 넘치는 여유의 시간이 나를 채찍질하면서 놀지 말고 ‘향가·여요 문학사’ 쓰기를 서두르라고 독촉하는 것 같았다. 뒷날 누군가에 의해서 전사가 나오겠지만, 그에 앞서 하위 갈래의 여러 분류사가 전공자의 노력으로 완성되고 그것이 모아져서 전사의 바탕이 되는 것, 이 과정을 밟는 것이 수준 높은 시가사를 생산해 내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지막에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해 통사通史가 완성된다 할지라도 그동안 여러 연구자가 갈래별로 축적한 결과물이 밑바탕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사실에 생각이 머물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속사정을 밝히면 대체로 위와 같다.
  2014년까지 내가 펴낸 향가·속요에 관한 여러 권의 학술서를 들자면 《신라가요의 연구》(1982), 《고려가요의 연구》(1990), 《향가여요의 정서와 변용》(2001), 《향가여요 종횡론》(2014) 등과 교양도서인 《옛사람 옛노래 향가와 속요》(2003) 등이 있다. 이 도서들이 이 책의 바탕이 되어 대종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예의 전저前著가 없었다면 이 책의 집필과 출간은 아예 불가능하였음은 다시 말할 여지가 없다. 학문 연구 마지막 단계의 결실이 그에 앞선 천착 과정과 지금까지 연구결과의 도움이 없이 어떻게 나올 수 있으랴. 이 점 밝히면서 이 책의 일부는 이미 발행되었던 책 가운데 사서史書에 맞게 발췌·요약하거나 그대로 옮긴 것도 있다. 그 과정에서 얼마쯤 이번에 새로 탐구한 결과가 보태진 것이다.
  이 밖에 꼭 강조해 둘 것이 두엇 있다. 일반적으로 문학사는 기존의 축적된 연구 결과를 글 쓰는 이의 관점과 사관에 따라 요점만 발췌해서 기술하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와 같은 뼈대 중심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텍스트마다 어느 정도의 작품론을 곁들여 실체를 좀 더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방법론을 채택하였다. 말하자면 향가·속요 관련 논저를 따로 읽지 않아도 되게끔 개론서槪論書의 성격도 갖추도록 집필한 것이다. 이는 여태까지 단문으로 요약하여 작품의 윤곽만을 어렴풋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끝났던 시가사 서술에서 탈피하기 위함이요, 또한 종적인 연결이 거의 불가능한 향가·속요사의 미흡함을 이런 식으로 조금이나마 보충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방식의 향가·여요사 서술은 내가 이번에 꼭 실현해야겠다고 단단히 작심한 것이었다. 작품론이 다소 두드러질지라도 괘념치 않기로 하였다. 그 과정에서 텍스트의 사적인 의의와 의미를 그때그때 기록하였다.
  또 하나는, 같은 장르 안에서 내용과 성향이 같거나 유사한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각기 다른 장르에 속해 있는 노래임에도 서로 맥이 통하는 텍스트가 있으면 이를 연결시켜서 역사의 흐름 위에 함께 올려놓는 일을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심과 발상을 비록 많지는 않으나 근·현대시에까지 이어가면서 우리의 시가문학사詩歌文學史가 옛 시대로 마감되는 것이 아님을 입증코자 하였다. 사관史觀에 대하여 한마디 하자면, 역사학적인 관점이 주류가 되겠으나 거창하게 사관 운운하기가 부담이 되는 작품들은 그냥 읽기로 하겠다. 자매학문을 과도하게 대입하거나 인용하면 작품의 본모습과 본뜻을 왜곡하는 쪽으로 이끌기 쉬우므로 적절한 선에서 조절하였다.
  이 책을 쓰기까지 필자는 반세기 동안 참으로 많은 선후배 동학들의 업적에서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의 논저를 4년 전에 간행한 《향가여요 종횡론》의 참고문헌란에 모아 놓았는데, 이번에 펴내는 이 책의 참고 논저도 이를 바탕으로 하되 그 이후 새로 읽은 저서와 논문을 보태었다. 책을 읽는 데 자주 맥이 끊어지는 폐단을 덜어내고자 각주는 되도록 줄였다.
  약 2년여에 걸쳐 쉬엄쉬엄 집필하는 동안 내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독자들로부터 “산수傘壽에 이른 고령자의 책이 정성을 들였다 한들 과연 참신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쓴 것이었다. 나의 입장에서 참말을 하자면, 장수하는 이 시대에 고령의 나이가 결정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의 80세는 얼마 전까지의 나이를 기준으로 셈한다면 60대 안팎의 연령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억력 등 일부는 쇠퇴하였으나 판단하고 논증하는 다른 영역은 그런대로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거북한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지만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임은 두말할 필요 없다.
  출판을 맡아 준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맹다솜 님을 비롯한 편집실 여러분의 꼼꼼한 손질에 고마움을 표한다.


2018년 1월
용인 연원마을 佳山書屋에서
朴 魯 埻​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우리문학 최초의 기록을 찾아 떠나는 여정


  우리문학사(文學史)에서 향가와 고려가요(여요)는 기록문학의 효시(嚆矢)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향가는 약 20여 편, 여요는 약 10여 편 정도만이 현전하는 까닭에 현재 이들은 문학사에 정립은커녕 개별 작품 해석조차 까다로운 장르로 꼽힌다. 도남국문학상(제18회)을 수상할 정도로 일평생 고전시가를 시문학의 뿌리로 삼아 연구에 매진해 온 지은이는 이 책에서 문학통사(文學通史)의 한 축을 이루는 부분사(部分史)로서 향가와 여요 작품들을 엮었다. 그는 향가·여요의 빈약한 가짓수, 작품이 수록된 출전의 비논리적·비과학적 서술 등 문학사 기술의 난점을 노련한 솜씨로 극복하면서 역사 속에 드문드문 점으로 머물러 있던 향가·여요를 종횡으로 꿰어 하나의 흐름으로 맞추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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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역사, 제대로 메우기 위한 탐색


  지은이는 향가사를 기술하기 위해 “무엇이 향가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신라 당시에 어떻게 이들이 기재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학계 다수의 흐름과는 달리 ‘향찰로 된 것만이 향가’임을 천명하였다. 표기문자를 알 수 없는 작품은 ‘일전향가(逸傳鄕歌)’로 분류하여, 고작 20여 편 남짓함에도 내용과 작가층이 다채로운 향가의 역사를 하나하나 엮어 나갔다. 또한 여요를 한시 악부체로 번역해 놓은 번해·급암의 《소악부》를 들어 ‘고려가요는 남녀상열지사’라는 편견을 타파한다. 《악학궤범》,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등 궁중 음악서에 남아 전해 온 남녀상열지사 작품들은 ‘여요로 발전한 소수의 민요’이며, 이와 달리 《소악부》에 전하는 작품들처럼 ‘여요로 발전하지 않은 민요’, 곧 “사회성과 시대성이 짙은 별도의 민요”가 존재하였으나 전해 오지 않을 따름이라고 본 것이다. 향가와 여요 작품 대다수가 비록 부전(不傳)하나, 그 맥은 근현대 시문학까지 이어져 있음도 누차 강조하였다.

 

작품이 있어야 그 역사가 있다 

 

  지금까지는 문학의 역사를 살피기 위해 작품의 윤곽만을 훑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은이는 향가와 여요의 ‘역사’를 서술하면서도 ‘작품의 실체’를 뚜렷하게 규명하기 위한 작품론을 곁들였다. 이로써 다른 논저를 참고하지 않고도 향가·여요에 접근할 수 있어 대중적인 접근과 학술적 성취를 동시에 달성해 냈다. 텍스트의 사적(史的) 배경과 출전 등을 활용하여 같은 장르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 사이를 연결하는 합리적 추론을 덧붙이되, 작품 밖의 요소 연구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 문학 작품으로서 향가와 여요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인사(人事)를 노래하는 향가와 여요 속 ‘우리네 사는 이야기’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과 인생 경험 또한 담뿍 녹아 있다.

 

영원히 마르지 않을 우리노래의 샘물


  신라인들은 “문자가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문자〔漢字〕를 수용하여 향찰을 만들어 냈고, 고착화·교조화되지 않은 당대의 풍부한 서정과 사유세계를 기록으로 남겼다. 또 “인간 본능과 본성”을 노래하며, 무수한 핍박과 삭거에도 조선 고종 대까지 궐내 연회에서 불린 여요의 생명력을 마주할 때 우리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들에는 우리 조상의 삶의 단면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창조성과 자긍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대의 수많은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콘텐츠가 고전에 근원하며 이를 재창조해 나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향가·여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 가치를 되새겨 보는 이 책은 곧 우리문학의 기원을 살피는 일인 동시에 그 속에 스며들어 있는 민족 정서의 맥을 계승하는 소중한 작업이다. ​

 

 목    차

차례

찾아보기 ● 274

제1부 향가 문학사 / 13

제1장 향가의 개념과 그 범위 ● 22

제2장 최초의 향가, 최초의 일전향가逸傳鄕歌 ● 30
1. 유리왕 대 〈도솔가〉  30
2. 내해왕 대 〈물계자가〉 39

제3장 ‘가사부전歌詞不傳’이 아닌 초기 첫 향가 3편 ● 43
1. 〈송사다함가〉·〈서동요〉·〈혜성가〉의 형식 논의    43
2. 〈송사다함가〉 ― 연가戀歌로 시작된 향가, 〈천관원사〉와 대비하면서   45
3. 〈서동요〉의 소문내기 기능, 그리고 신라의 개방성과 백제의 화려한 성취 48
4. 〈혜성가〉와 무화無化의 기법       52

제4장 초기 향가의 맥脈을 이은 작품들 ● 56
1. 〈풍요〉의 긴 수명      56
2. 〈원왕생가〉의 특별한 세계     58
3. 〈헌화가〉 ― ‘신라 미美의 화신’을 향한 짝사랑의 노래 62

제5장 통삼統三 직후의 시대상과 관련된 작품들 ● 70
1. 〈모죽지랑가〉의 비창悲愴과 지절志節    70
2. 〈원가〉와 관직에 얽힌 감정의 그늘    73

제6장 경덕왕 시대의 향가 ● 79
1. 월명사, 충담사, 그리고 경덕왕    79
2. 치리가 계통의 향가 ― 〈월명사 도솔가〉·〈안민가〉  82
3. 화랑 찬모가讚慕歌 ― 〈찬기파랑가〉    87
4. 조상弔喪을 통한 정한情恨의 노래 〈제망매가〉,
 겸양과 축소지향의 노래 〈도천수대비가〉   91

제7장 경덕왕 대 향가의 여진餘震, 또는 그 뒷받침 ● 99
1. 향가를 지은 신라의 유일한 왕 ― 원성왕의 〈신공사뇌가〉 99
2. 희한한 향가 〈우적가〉     102

제8장 신라 향가의 마지막 작품, 간통문학 〈처용가〉의 여러 국면 ● 109

제9장 고려의 향가 ● 117
1. 〈보현십원가〉 ― 균여대사의 결기와 전략의 결과물 117
2. 현종과 뭇 신하들의 향가 합동창작   122
3. 향가 장르의 도미掉尾, 〈도이장가〉의 형식 변화 124

제10장 내용·작가별 분류, 표현기법과 그 외 몇 가지 ● 131
1. 향가의 문학사적 위상과 내용별 분류  131
2. 작가별 분류     136
3. 표현과 언술     139
4. 기타 몇 가지     141


제2부 여요(속요) 문학사 / 145

제1장 전제가 되는 몇 문제 ● 151
1. 개념· 삼대 가집三大歌集 및 《소악부小樂府》  151
2. 생성 과정과 앞선 시대의 노래들   157
3. 생성시기와 초기의 형세 ― 몇 군주의 탐닉과 관련하여 162
4. 속요 장르의 바탕 격 작품, 〈정석가〉   168

제2장 최초의 작품 추정 및 그와 성향이 같은 노래 한 편 ● 174
1. 〈서경별곡〉의 연대 추정과 상례常例에서 벗어난 이별가 174
2. 〈가시리〉의 정한情恨과 민족 고유의 정서   180

제3장 고려 중엽의 작품 2편 ● 185
1. 〈정과정〉의 팩트, 시가사 최초의 유배가사   186
2. 참회와 다짐을 겸한 별종의 사랑노래 〈이상곡〉  191

제4장 고려 말의 작품 3편 ● 197
1. 피란민의 노래, 〈청산별곡〉     198
2. 〈쌍화점〉과 충렬왕, 그리고 에로티시즘   203
3. 〈만전춘 별사〉와 사랑의 일대기    207

제5장 새해를 위한 노래 2편 ● 215
1. 〈고려처용가(희)〉의 여러 문제    215
2. 틀에 갇힌 〈동동〉의 인고忍苦    226

제6장 《소악부》의 반속요적 노래와 시가사적 의의 ● 234
1. 《소악부》의 편찬시기와 계기    234
2. 《익재 소악부》의 시세계와 메시지   237
3. 《급암 소악부》의 시세계와 메시지   241
4. 익재·급암 《소악부》의 시가사적 의의  245

제7장 다양한 형식·특이한 말씨와 정서·진기眞機의 세계·우리 시의 한시화 등 ● 248

맺음말 ● 259

참고문헌 ● 264

찾아보기 ● 274​

 

 저  (역)   자   약   력

박노준

 

  1938년생,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에서 강의하였으며,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부교수, 서울시립대학교 부교수, 한양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한국시가학회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20004월 제18회 도남국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신라가요의 연구(열화당, 1982), 고려가요의 연구(새문사, 1990), 향가(열화당, 1991), 조선 후기 시가의 현실인식(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1998), 향가 여요의 정서와 변용(태학사, 2001), 옛 사람 옛 노래 향가와 속요(태학사, 2003), 향가여요 종횡론(보고사, 2014), 공동 저서에 韓龍雲硏究(印權煥 공저, 통문관, 1960), 흘러간 星座(林鐘國 공저, 국제문화사, 196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