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문학 - 서양문학에 나타난 비극적 비전
 
 도서분류 외국문학
지은이 : 채수환
옮긴이
면 수 : 324
:  \18,000
출간일 : 2018/12/10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9058-8(9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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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이 책은 서양문학의 핵심적 전통인 비극문학 전통에 대한 오랜 탐구와 사색의 결과이다. 비극문학은 인간 고통에 대한 서구인 특유의 시각과 관점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서양문학은 그것의 시작인 고전기 희랍문학부터 인간 고통의 문제를 성찰과 사유의 중심 대상으로 삼았다. 이 고통의 문제에 대한 집중과 몰입이야말로 서구정신의 특징인 인본주의적 신념의 바탕과 뼈대를 형성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고대 희랍에서 비극예술은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체계적 사유와 성찰을 시도하는 철학과 신학이 등장하기 훨씬 전에 출현하였다. 따라서 그것은 후대의 철학과 신학의 역할과 기능을 겸한 예술이었으며,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해석과 성찰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즉 비극문학은 인간 고통의 뿌리와 원인에 대한 규명, 나아가서 그것의 의미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통해 단지 하나의 예술작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어떤 특수한 존재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념 체계를 구성하고 수립하는 데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간 고통에 대한 통찰은 고전기 희랍비극으로 하여금 객관적 탁월성 즉 어떤 보편성을 획득하게 만들었다.

  이 이념 체계를 간단히 요약하면 첫째, 이 세상에는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자연법칙(가령 중력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에도 엄격하고 혹독한 도덕적 또는 심리적 법칙과 이치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이런 법칙과 이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신의, 정의, 진실과 같은 가치들에 관련된 것으로, 이 세상에서 이런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인본주의적 가치들이 사라지거나 파괴되면 인간 및 인간사회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인간은 자신이 지닌 숱한 본유적 결함과 한계로 말미암아 걸핏하면 고통과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나 역시 내재적인 정신의 힘 즉 용기와 인내를 발휘함으로써 이 고통 및 불행과 맞붙잡고 싸울 수 있고, 비록 현실적으로는 패배할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승리하는 역설적최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비극문학은 문학작품인 동시에 하나의 심오한 인생론이고 삶의 확고한 지침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필자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서양비극문학과 거기에 나타난 비극적 비전이라는 화두를 붙잡고 어림잡아 지난 이십 년 가까이 싸웠다. 비극적 비전에 대한 이론, 비극론을 쓴다는 것 자체가 비극적 투쟁이었다. 그것은 마치 망망대해에서 일엽편주를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는 것처럼 막막하기 짝이 없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단념할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한편 돌이켜 볼 때 우리나라가 서양문학을 만난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아직 서양비극문학을 전반적이고 총체적으로 조감하여 정리해 놓은 책을 도서관에서 한 권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고, 누가 쓰든 벌써 나와 있어야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래에 들어서 필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의 하나는 오늘날만큼 비극론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지고, ‘비극적 사유방식이 시의적절하게 요청되는 때도 없다는 것이다. 오늘 한국 사회는 정치적 민주화, 제도와 사고의 합리화, 생활세계의 자동화와 편리화 등 급격하게 진행된 근대화의 결과 현실적 삶 면에서 이전 세대에 견주어 놀라운 발전과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이른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기에 N(인터넷 혹은 넷트) 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은 가치관의 급속한 세속화, 생활수준의 일반적 향상, 정보와 지식 보급의 신속함과 용이함 등으로 말미암아 물질적 삶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편리해짐에 따라 삶이 가져다주는 일체의 힘들고 고된 것들은 거부하고 기피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사실 그 바탕과 본질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바뀐 게 별로 없다. 아무리 물질적 삶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고 생활방식이 합리화되었다고 해도 위에서 말한 인간적인 삶을 위한 근본적 가치인 사랑과 신의, 정의와 진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소중할뿐더러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들로 남아 있다. 또한 그런 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한 인간적 덕목인 용기와 인내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졌다. 왜냐하면 근대적 합리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더욱 개별적 이익과 편안함만을 추구할수록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 불가결한 인간적 가치들은 더욱 희소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람들은 물질적 생활의 풍요와 편리함 때문에 정신적, 심리적으로 더욱 왜소해지고 무력해지며, 삶의 위기와 공포 앞에서 더욱 속절없이 나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만큼 근본적인 인간적 가치들을 실현하고 누리기 위해서 인간의 본유적(本有的)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일깨우고, 인간성의 존엄과 숭고에 대한 인식을 불러일으키며 상기시키는 일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때도 없다는 생각이 필자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종의 사명감이 아니었더라도 고백하거니와 필자에게 비극론은 오랫동안 한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열정과 집념을 불어넣어 줄 만큼 흥미롭고 강렬한 주제이기도 하였다. 비극론은 곧 문학의 고전을 통해 삶의 의미를 확인하고 그것의 가치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에 비극론을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다함없는 매력과 흡인력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비극문학 자체의 속성이 그렇듯 비극론을 쓰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런 일인 동시에 강렬함 쾌감을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매혹과 고통은 하나의 감정의 앞뒤이며 결국 같은 것이다.

  필자는 비극론을 쓰면서 무수히 많은 서양학자들이 앞서서 축적해 놓은 업적을 섭렵해야 했고 이 책은 그들이 쌓아놓은 학문적 성취의 발췌와 요약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필자는 이 책에서 서구학자들이 이룩한 기존의 이론들로부터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고, 더욱이 동양인의 시각에서 본 이론을 구축하고 덧붙여 보려는 시도를 해보았다. 우선, 비극문학 전체를 관통하고 그것의 저류를 흐르는 비극적 진실이란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보려 하였다. 이는 희랍비극부터 근대의 비극적 소설에 이르기까지 비극문학이 기본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이고 항구적인 진실, 우주 가운데서 인간의 몫과 위상에 대한 통찰을 가리키는 것이다. 다음으로, 서구 서사문학을 비극승리의 멜로드라마패배의 멜로드라마의 세 갈래로 구분하여, 이 가운데 비극이 삶과 세계를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해 준다는 가설을 수립해 보았다. 한편, 비극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어떤 깨달음이나 인식이 있다면 그것은 일종의 준비된 마음이라 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동북아적 관점에서 불교의 평상심과도 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제안을 해보았다. 마지막으로 비극이 가져다주는 정서적 효과로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언급한 연민과 공포는 마치 난공불락의 명제인 양 그 절대성이 도전받지 않았으나, 그 감정들이 과연 오늘날의 독자와 관객에게도 여전히 타당한지는 한 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일찍이 르네상스시대부터 여기에 대한 의문의 제기는 여러 번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의 관점에서 볼 때 비극의 감정은 연민과 공포라기보다는 차라리 찬탄(감탄)과 외포(외경)’가 더 적절하지 않은가 하는 제안을 해보았다. 이런 제안과 가설들에 대해서는 차후에 비극문학과 비극적 비전에 관심이 있는 독자 제현의 활발한 반응과 반박을 기대하며, 저자로서는 이로써 비극론에 대한 풍부한 논의가 일어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그러나 이 모든 필자 나름의 독법과 첨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서양 비극문학에 대한 원론적이며 정통적인 학설들을 종합하여 소개하고 논의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적으로 하였다. 다시 말해 필자는 어느 한 쪽의 이론이나 해석으로 치우침 없는 충실한 교과서적인 비극론을 쓰고자 했고, 저간의 유행인 새롭게 거꾸로 읽기식의 비극론 같은 것은 의도하지 않았다. 또한 비극문학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해석은 이 책에서 크게 유념하거나 시도하지 않았으며,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순수한 인문학적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인접학문적접근은 비극론의 총론격인 이 책의 후속작으로서 필자가 준비 중인 작품론, 각론에서 - 그것이 필요하고 해당되는 작품의 경우 - 다룰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비극론이 다루어야 할 논의 전반을 남김없이 포괄하려는 포부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결과는 그것에 미치지 못하였고, 어디까지나 하나의 시론으로 남는다. 이 책이 지향했던 완결된 비극론이란 목적을 달성하고 완성하는 것은 후학들의 몫이다.

  이 책을 쓰면서 심정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도움받은 분들이 주변에 많이 있지만, 특히 같은 대학에서 30여 년 전부터의 입사동기이며 게으르고 둔한 저자에게 비극론 쓰기를 거듭 권면하고 또 고대해 주었던 전인수 교수님, 원고를 모두 읽고 소중하고 절실한 논평을 해주시고 우리말 표현을 가다듬어 주신 같은 대학 불문과의 진형준 교수님, 국문과의 정호웅 교수님, 고전학자 강대진 교수님, 그리고 충남대 영문과의 박종성 교수님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고마움을 전한다. 또 저자의 정신적 반려로서 한결같은 믿음과 애정으로 글쓰기의 고통과 고뇌를 함께해 준 내자 박미정이 없었다 해도 이 책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끝으로 어려운 출판 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인문정신의 진작(振作)과 발전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이 책을 흔쾌히 출판해 주신 지식산업사의 김경희 사장님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88

인천 계양구 박촌동 우거에서

채 수 환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왜 사람들은 비극적인 이야기에 끌리는가? 한국 최초의 비극문학통사이자 비극미학론

비극이라는 키워드로 서구문학의 핵심과 심층을 심도 깊게 꿰뚫은 쾌작

동화부터 헐리우드영화까지 현대인을 사로잡고 있는 비극적 비전을 해명하고,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을 비판, 신비극이론을 성립시키다

 

  바람이 몰아치는 요크셔의 들판에서 굶주린 사자처럼 떠돌던 히스클리프그와 같은 비극물에 잠 못 이룬 밤을 기억하는가? 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희열의 경험을 문학이론으로 명쾌하게 해석한 독창적인 저작이 출간된다영미 고전문학과 근대문학을 아울러 연구해 온 채수환 교수는 서구문학의 정수를 비극으로 포착하여 희랍비극에서 출발중세를 거쳐 근현대 문학과 영상예술에 반영된 비극적인 것을 꿰뚫고 있다그 결과 서양문학자철학자들의 논의를 총괄함과 동시에 비극론의 전범인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대한 논리정연한 비판에까지 나아가고 있다특별히 이러한 서구 비극문학통사는 희랍비극만이 소개되어 있는 국내에 최초로 시도되는 작업이기에 더욱 획기적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비극적 비전으로 고대부터 현대 서사예술까지 망라하다

 

  서구 문학의 비극 작품에 구현된 인간관이자 신념인 비극적 비전19세기에서 20세기 초엽까지 가장 번성했던 갈래genre인 소설 - 예컨대 테스, 적과 흑, 백경- 에 잘 구현되어 있다. 그러나 20세기 중엽 이후 영상예술이 이야기 전통의 주도권을 장악한바, 저자는 제22절에서 서사문학의 세 갈래를 비극’, ‘승리의 멜로드라마’, ‘패배의 멜로드라마로 제시, 채플린의 초창기 무성영화부터 헐리우드 영화까지 예시하고 있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부터 로미오와 줄리엣, 패왕별희, 브레이브하트, 타이태닉, 라이언 일병 구하기, 글루미 선데이하물며 광해, 택시 운전사, 1987까지 포함된 목록을 보면서 독자들은 문학과 영상으로 접한 감동이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해설되는 데서 오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자신이 본 영화나 드라마가 어디에 속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스터 션샤인이나 1446은 승리의 멜로드라마이겠는데 라고 말이다. 따라서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서사의 영상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때 이 책은 문학도와 창작을 지망하는 작가, 배우들에게 유용할 뿐만 아니라, 문자 및 영상예술로 삶의 안식과 위로를 얻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을 비판, 신비극문학론을 정립하다

 

  비극의 서사를 세 갈래로 나눈 저자의 시도는 철옹성과 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비극의 감정인 두려움과 연민은 패배의 멜로드라마 감정을 가리킨다고 반박한다. 또한 그 두 감정의 결과라고 본 카타르시스 이론 역시 재고해야 함을 지적한다. 승리의 멜로드라마가 제공하는 안도와 환희의 감정이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淨化)가 패배의 멜로드라마에서 느끼는 연민과 두려움의 그것보다 더 뚜렷하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비극 이론의 역사를 훑은 바탕 위에 비극적 비전과 희극적 비전을 비교 대조하고 비극적 주인공과 비극적 진실, 플롯 등을 총체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새로운 비극이론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비극의 가장 적절한 감정은 찬탄과 외포이며, 비극의 최종 효과는 심리적 정화(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정신적 깨달음이라는 논리가 그것이다. 저자가 예시한 바대로 보통 사람은 친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오이디푸스의 극단적 운명을 맞이하지는 않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크다. 오히려 두려움보다는 임종에 즈음하여 자신의 운명과 화해하는 오이디푸스(소포클레스의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보고 경외심의 찬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이 더 맞는 지적일 것이다.

 

삶과 겹쳐지는 비극이야기와 그 반전

 

  8장에서 언급되듯이 비극의 구조는 양가적이다. 패배의 멜로드라마나 승리의 멜로드라마와 다르게 파국을 통한 낭비와 함께 그와 반대되는 성취와 획득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극의 플롯은 크게 보면 우리 인간의 삶의 진실과도 다르지 않다. 인간은 매 순간 가치의 갈등을 느끼며 고비마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다. 또한 하나의 선택에는 얻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잃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비극의 주인공은 상실감에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노인은 상어 떼에게 청새치를 모두 잃고 나서도 유유히 배를 타고 돌아온다. 비극의 묘미는 저자가 비극적 역설’(tragic paradox)이라고 명명한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필연(결정론)이 운명을 옥조여 나가는 국면에서 자유의지에 따라서 행동을 선택한 결과 맞게 되는 파국에서조차 우리는 그 비극적 고통을 감내하고야 마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 의지의 거룩한 힘을 전달받는 것이다.

 

왜 비극은 아름다운가

 

  비극의 주인공은 폴뤽세네와 같이 죽음이라는 극한의 고통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기백의 소유자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리어 왕처럼 무지와 맹목 같은 인간의 본유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비극 작품의 인물을 보면 곧 인간 존재의 심연과 내밀하게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대부터 근현대 비극적 주인공의 운명을 파고드는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자신의 삶에 비추어 그들의 역경을 함께 고민해 보고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가는 소중한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비극의 진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한계와 함께 그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라는 저자의 논의를 더한다면 내면적으로 더욱 굳건해지는 정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비극은 각박한 현대에서 자신의 드라마를 구현하며 살아나가는 우리들에 잠재한 의지를 끌어올리는 자극제라고 할 수 있다. 비극문학의 본질에 대한 원론적인 연구서이면서도 우리 안의 비극적 감정을 한껏 고양시키는 신비로운 이 책으로 격조 높은 감흥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목    차

주요 비극문학 작가들 화보 4

머리말 7

프롤로그 17

1비극비극적인 것 21

   1. 일리아스: 비극적 정신의 탄생 _22

일리아스오뒷세이아의 대조적 인간관 _26

2. 비극의 세 차원 _29

3. ‘비극비극적인 것의 선후 관계 _31

4. ‘비극적인 것의 완전한 구현으로서 희랍비극 _33

5. 서양 비극문학의 역사적 연속성과 공통성(일관성) _34

6. ‘비극적인 것의 탐구/ ‘비극의 이론의 탄생 및 그 배경 _35

7. ‘비극비극적인 것이란 용어의 특수성 _38

2장 비극적 비전의 내용과 맥락 45

1. 비극문학의 의의 _46

(1) 문학예술의 근본형식 _46

(2) 삶의 가능성 탐색 _49

(3) 삶의 법칙(즉 우주의 본성)의 구현 _52

(4) 삶에 대한 균형 잡힌 관점의 제시 _54

2. 비극과 멜로드라마 _55

(1) 멜로드라마의 세계 _55

(2) 승리의 멜로드라마 _61

(3) 패배의 멜로드라마 _64

(4) 멜로드라마와 비극의 대조 _69

(5) 서사문학의 세 갈래 _74

3. 비극에서 고통의 문제 _85

4. 비극과 종교 _98

5. 비극과 철학 _107

6. 비극의 시대와 그 기능 _111

(1) 서양문화사에서 가장 탁월하고 중요한 시대의 산물 _111

(2) 역사적 전환기 혹은 과도기의 증거 _112

(3) 질서와 의미의 산출자이고 유지자로서의 비극 _114 

3장 비극 이론의 역사 117

   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비극 이론의 탄생 _118

   2. 독일 관념론의 비극론: 근대 비극론의 발흥 _125

   3. 헤겔의 비극론 _127

   4. 니체의 비극론 _132

비극의 탄생의 요지 _133 

4비극적 진실의 실체와 내용 139

   1. 인간은 자신과 세상을 알지 못한다 _140

   2. 인간사에서 갈등과 분열은 항구적이며 선택과 결단은 불가피하다 _143

   3. 인간은 자신의 성격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 _145

   4. 미덕은 대가 없이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_146

   5. 성취와 획득은 좌절과 상실 가운데서만 가능하다 _147

   6. 잘못과 과오의 대가는 불균형적이고 무차별하다 _149

   7.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껴안음으로서만 그 운명을 정복할 수 있다 _151 

5장 비극적 비전 vs. 희극적 비전 155

1. 희극은 사회, 비극은 개인이 초점이다 _156

2. 희극은 생명의 지속성을 표상한다 _157

3. 희극의 기준은 사회적 관점이다 _158

4. 희극의 웃음은 잔인하다 _159

5. 희극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이다 _161

6. 비극과 희극은 출현 순서 및 이에 따른 중요성에서 차이가 있다 _162

7. 희극은 비극을 보완한다 _164

8. 비극적인 것은 완전히 비극적이지만, 희극적인 것은 완전히 희극적이지 않다 _166

9. 희극의 해피엔딩은 시늉이나 겉꾸밈에 불과하다 _167

10. 인간에 대한 찬가를 부르는 것은 비극이지 희극이 아니다 _169 

6장 비극적 주인공 171

1. 깨어 있고 자유로운 행위자 _172

2. 기백(thymos)의 인간 _174

3. 인간의 가능성의 대변자 _178

4. 인간의 약점과 결함의 대변자 _181

5. 성격과 행위의 일관성(통합성) _183

6. 성격과 상황의 결합으로서의 운명 _187

7. 비극적 결함(hamartia, tragic flaw) _190

8. 비극적 오만(hybris) _193

9. 성격적 행위 _195

10. 주인공과의 공감/동정 _197

11. 성격 변화의 문제 _200

12. 주인공의 역사적 변모 _203 

7장 비극과 도덕적 질서 211

1. 정의와 질서가 없는 세상 _212

   (1) 불균형성 _214

   (2) 무차별성 _215

2. 우주적(도덕적) 질서의 완전성(평형성) 이론 _218

   (1) 장 아누이의 태엽의 긴장’ _219

   (2) A. C. 브래들리의 우주적 진통’ _220

   (3) 악의 신비 _222

3. 도덕적 질서의 확인 _225 

8장 비극의 구조 231

1. 비극의 플롯 _232

2. 결정론과 자유론 _236

T. R. 헨의 예망의 이미지’ _237

3. 비극의 주인공은 자유와 필연을 동시에 구현한다 _237

4. 자유와 운명의 변증법 _239

5. 비극의 갈등 _241

6. 성취의 문제 _245 

9장 비극의 효과 247

1. 최후의 수용과 화해 _248

2. 비극의 효과: ‘준비된 마음’ _252

3. 비극과 정신분석 _257 

10장 비극의 감정 263

1. 비극의 혼합감정 _264

2. 연민(eleos: pity, sympathy, compassion, ruth) _266

3. 두려움(phobos: fear, terror, horror) _271

4. 찬탄(admiration)과 외포(awe) _275

5. 카타르시스(catharsis) _280

6. 비극의 즐거움 _284 

에필로그 293

참고문헌 300

찾아보기 312 

 저  (역)   자   약   력

채수환(蔡洙桓)

 

1954년생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 영문학 석사

서강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홍익대학교 영문과 교수

한국근대영미소설학회 회장 역임(2004-6)

19세기 영국 소설 강의(민음사, 1998) 공저

하디의 테스에 나타나는 자유의지 및 결정론, 근대비극의 이론과 헨리 제임스의 워싱턴 스퀘어》〉, 고전비극의 이론과 조지프 콘래드의 로드 짐》〉, 오이디푸스와 헨처드: 서양비극문학 전통과 하디의 카스터브리지의 시장》〉 등 다수의 논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