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군망제도와 한국의 본관제도 연구
 
 도서분류 한국사
지은이 : 안광호
옮긴이
면 수 : 396
:  \25,000
출간일 : 2019/10/29
판 형 : 신국판
ISBN : 978-89-423-9073-1(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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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내가 한국사회와 중국사회를 비교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참으로 우연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본래 소견이 좁고 우둔해서 넓은 시각을 가지고 역사를 고찰하려고도 하지 않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사회를 비교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천 년대 중반에 들어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회가 우연히 나에게 찾아왔고, 나는 그곳에서 다양한 사회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역사를 비교하면서 각 사회의 특징을 규명해 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나 또한 한국사회의 특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국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한국사회만을 알고 있던 나에게 중국사를 혼자서 공부한다는 것은, 그것도 중국의 宗族에 관해 홀로 공부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중국사회를 공부하면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그 난관에 관해 여쭤볼 선생님이 내 주변에는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국 南開大學에 계시는 常建華 선생님을 찾아갔다.

이 연구는 常建華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유학을 결심하고 常建華 선생님께 연구계획서를 보내드렸을 때 그분께서는 좋은 주제라며 반겨주셨다. 그리고 내가 박사 과정에 진학한 이후로는 나의 학위 논문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 책을 살펴본 독자들 가운데에는 이 책에서 宋俊浩 선생님의 견해를 자주 인용하고 있는 사실에 의아해 할지 모르겠다. 내가 이 책에서 宋俊浩 선생님의 견해를 자주 인용하였던 이유는, 그분께서 나에게 恩師가 되신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돌이켜 보면, 내가 그분께서 재직하셨던 대학에 입학한 것은 그분이 그 대학을 떠나시고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공식적으로 수업을 받아 본 적도 없고, 정식으로 師弟을 맺어 본 적도 없다.

그분이 돌아가시고 난 뒤, 내가 학문적으로 나름대로의 갈래를 타기 시작했을 때, 朝鮮社會史硏究는 나에게 특별히 다가왔다. 나는 역사를 공부하다가 의문점이 생길 때면 언제나 그 책을 펼쳐보았고, 그 때마다 그 책은 나에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 ‘良書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나에게 良書는 바로 朝鮮社會史硏究가 된다.

내가 학문적으로 본래 목표하였던 바는 朝鮮社會史硏究를 능가하는 수준의 성과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었다. 이제 와 출판에 미쳐 내원고를 살펴보니,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그저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뿐이다. 독자들의 많은 양해와 질책을 바란다.

옛 사람들이 후학들에게 학문에 힘쓸 것을 당부하면서 하였던 말 가운데에는 經史道德如採菽中原이니 勤者多得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 문구에 나오는 經史道德은 오늘날의 학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中原은 가을날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너른 들판이 아니라, 남들이 다 수확해 가고 남은 콩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들판을 의미한다. 그래서 학문을 한다는 것은, 남들이 다 수확해 간 자리에서 홀로 앉아 한 알 한 알 콩을 줍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성취하는 데에는 특별한 王道가 없고 오로지 부지런한 사람만이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이 문구의 의미에 얼마나 충실하면서 생활하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끝으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재단법인 솔벗 이온규 이사장님, 책의 제목을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 그리고 책의 내용을 수정하여 편집해 주신 지식산업사 김연주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김연주 선생님께서는 제 부족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서문을 쓰지 않겠다는 나를 끝내 설득해서 서문을 쓸 수 있게 해주셨다. 이 연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오랜 세월 기다려 준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린다.

 

 

 

                                                                                        20199

                                                                                              저자 삼가 쓴다.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전통과 현대, 제도사와 성씨사를 넘나들며 한중 성씨의 특성을 명료하게 밝힌 노작

치밀한 사료 분석과 비교로 정설에 반기를 든 한국 성관 연구의 새 기수

본관과 군망을 통해 한중 비교사의 새 장을 열다

 

   한중 두 사회의 본관本貫과 군망郡望을 비교한 흥미로운 책이 출간된다. 우송友松 이정구李廷九 선생을 기리는 솔벗재단(이온규 이사장)의 한국학총서 스물세 번째 책이다. 안광호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은 한중 성씨사를 촘촘하게 훑으며 제도사적 비교를 더함으로써 성씨 연구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한다. 먼지가 이는 족보와 보첩 더미에서 한중 비교사의 새 장을 여는 관점을 끌어내기까지 그 노고와 열정이 구절 곳곳에 묻어난다.

 

엄밀한 문헌 고증과 분석으로 기존의 정설을 깨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무심코 성씨 앞에 붙이는 본관은 지속되어 오고 그와 유사한 군망이 현대 중국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에 착목한다.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우선 한국의 본관 대 중국의 군망, 본관 대 본관, 본관 대 적관籍貫의 의미와 쓰임을 문헌 사료에서 고증하고 성씨사를 상호 고찰한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 정설에 의문을 제기한다. 첫째, 중국 역사 문헌에 나오는 군망의 뜻이 씨족 구성원들 원조遠祖의 본적지本籍地임을 밝혀 현대에 편찬된 한자어 사전에 수록된 군망(“한 군단위 내의 명망 있는 씨족望族”)의 뜻을 그대로 인용한 연구들의 한계를 지적한다. 둘째, 한국 본관제도가 10세기 초 고려에서 토성을 제정분배하여 생겨난 것이라는 이수건李樹健토성분정土姓分定설을 재검토한다. 경상도지리지세종실록지리지에서 토성으로 규정하는 성씨가 서로 달랐음을 들어 토성분정된 성씨들이 아니라 그 지역을 근거지로 하여 오랜 세월 살아온 사람들이 소유한 성씨임을 밝힌 것이다. 저자는 이수건의 연구가 본관제도 출현 과정을 규명하려 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본관제도는 씨족제도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출현했다’(송준호宋俊浩)고 본다. 저자의 두 지적 모두 군망, 토성 등이 언급된 양국의 역사 문헌과 기록 일체를 샅샅이 조사, 검토한 뒤에 나온 결론이어서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기존의 정설을 답습해 온 학계의 안일함을 질타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 또한 적지 않다.

 

비교사적 이해를 위한 접근

 

  문헌 고증과 그에 따른 정설 비판이 논의를 전개하기 위한 정지작업이었다면 통사적 추이와 제도사적 접근은 한중 비교사라는 과제 수행의 주요한 방법론이다. 저자는 우선 한국 사학계에서 전근대라 부르는 시기와 중국 사학계에서 고대라 일컫는 시기를 전통기傳統期라고 명명하고, 때로는 통시적으로 때로는 횡적으로 전통과 현대, 중국과 한국, 두 시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전통기 역사의 흐름 위에 특정 성씨 가문의 상호 고찰은 물론, 본관이 기록된 사서(소흥십팔년동년소록)와 송대 법률집(경원조법사류), 전통 지방지 등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한다. 중국에서는 군망이 문벌을 숭상하는 풍조가 성행하던 위진남북조에서 당대까지 존재하다가 당 말기에 세변世變’(큰 사회 변화)서실書失’(믿을 만한 가계기록의 유실)을 맞아 사성賜姓, 개성改姓 등 새로운 성씨가 생겨나면서 사라지게 되었지만, 한국사회에서 본관은 원조의 본적지를 뜻하며, 하나의 관습으로서 계속 유지되어 왔다. 이에 저자는 두 사회가 경험한 역사적 상황과 그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성격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문벌을 지속적으로 중시해 온 전통기 한국의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되어 이루어진 고도의 안정성’”이 곧 그 차이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익숙하고 당연한 것에서 새로움을 보다

 

  서양인들은 한국의 인명이 중국의 그것과 서로 유사하다고 보지만(페어뱅크, 라이샤워 외, 동양문화사) 저자는 그 차이점에 주목한다. 성씨제도는 두 사회의 역사와 특성을 꿰뚫는 또 하나의 키워드임을 간파한 때문이다. 한국의 여러 성씨서들(우리 겨레 姓氏 이야기, 우리 성씨와 족보 이야기)에는 양국 본관의 차이가 언급된 바 있지만, 군망제도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비교사로 끌어올린 것은 이 책이 유일하다. 말하자면 이수건과 송준호가 한국 성관姓貫 연구의 1세대, 선구자라고 한다면, 저자는 성씨 연구의 심화와 세분화를 주도하는 신세대라고 하겠다. 역사를 중시하는 중국과 자유롭고 실험적 주제를 다루는 미국에서 연구해 온 저자의 경험과 안목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언어, 문학 등 문화 면에서 한중 비교 연구는 2000년대 이후로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중 비교사로는 전해종, 고병익 교수가 관계사 측면에서 터를 닦고 김한규 교수가 뒤이어 성과를 낸 바 있으나 제도사적 비교는 드물다. 이러한 실정에서 넓은 역사적 시야로 두 사회의 특성을 명쾌하게 정의한 이 책은 한중 비교사의 새로운 시도이자, 사적 방법론을 통한 사회사 지평의 확장이 될 것이다.

  

 목    차

서문 7

 

일러두기 12

 

1장 서론 13

   1절 연구 목적 14

   제2절 연구 방법 및 연구사 정리20

1. 연구 방법 20

2. 연구사 정리 23

   제3절 연구의 한계점과 씨족제도 관련 한중 역사 용어 비교 39

1. 연구의 한계점 39

2. 씨족제도 관련 한중 역사 용어 비교 42

 

2장 중국의 군망郡望과 한국의 본관本貫 45

   1절 중국의 군망제도와 한국의 본관제도 비교

     -중국의 청하최씨淸河崔氏와 한국의 남양홍씨南陽洪氏를 중심으로-46

1. 중국의 군망제도 50

2. 한국의 본관제도 68

   제2절 현대 한자어 사전에 나오는 군망의 의미 검토 99

1. 전거典據에 대한 검토(1) 100

2. 전거에 대한 검토(2) 111

3. 군망의 의미에 대한 검토 123

   제3절 청나라 시기 한 지식인의 시각을 통해 본 중국의 군망제도 -청나라 시기 방동수方東樹       (1772~1851)를 중심으로- 134

1. 군망에 대한 견해 136

2. 군망제도가 사라진 사회적 원인 148

 

3장 중국의 본관과 한국의 본관 161

 

   1절 한국 본관제도의 기원과 토성土姓에 관한 제설 검토

     -이수건李樹健토성분정土姓分定설을 중심으로- 162

1. 중국 고전에 나오는 씨성氏姓의 의미 164

2.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오는 토성고적古籍의 의미 173

3. 효문제孝文帝정성족定姓族정책과 당 태종의 씨족지氏族志 편찬 의미 193 

   제2절 송대 경원조법사류에 나오는 본관의 의미 213

1. 본적지本籍地와 본적지 관청의 의미 217

2. ‘가장家狀이라는 문서 안에서의 의미 228

   제3절 송대 소흥십팔년동년소록에 나오는 본관의 의미 248

1. 본관 기록 방식 252

2. 본관의 의미 260

 

4장 중국의 적관籍貫 한국의 본관 287 

   제1절 전통기 한중 지방지에 나오는 본관 기록 비교

     -강서성 길안부 길안부지吉安府志와 전라도 남원부 용성속지龍城 續誌를 중심으로- 288

1. 길안부지인물지에 나오는 본관 293

2. 용성속지인물지에 나오는 본관 310

   제2절 전통기 한중 성씨제도를 바라보는 두 지식인의 시각

     -송나라 시대 정초鄭樵와 조선 시대 유형원柳馨遠을 중심으로-324

1. 정초의 씨족략氏族略 326

2. 유형원의 국여지지東國輿地志 337

 

5장 결론 359

 

참고문헌 368

 

찾아보기 378 

 저  (역)   자   약   력

안광호安光鎬

 

 

 

전북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 중국 南開大學 歷史學院에서 박사를 받았다. Harvard대학교 Yenching연구소 방문연구원(Visiting Fellow, 2005~2007)이었으며,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李圭景姓氏譜牒辨證說에 나오는 중국 譜牒의 종류와 성격(역사학보229, 2016), 朝鮮 後期 品官 집안과 그들의 삶-전라도 萬頃縣豊川任氏興陽縣水原白氏를 중심으로-(고문서연구48, 2016), 中韓古代地方志的本貫記錄比較-以中國江西省吉安府的吉安府志和韓國全羅道南原府的龍城續志爲中心-(安徽史學20146, 中國安徽省社會科學院)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