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나키즘-인물편
 
 도서분류 한국사
지은이 : 이호룡
옮긴이
면 수 : 452
:  \23,000
출간일 : 2020/01/20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9075-5(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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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한국의 아나키즘》 사상편과 운동편에 이어 《한국의 아나키즘-인물편》을 펴냄으로써 한국 아나키즘에 대한 연구를 일단락 짓는다. 《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을 펴낸 지 18년이 훌쩍 지났다.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한국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인들의 민주의식도 많이 성장하였다. 

 우선 권위주의가 많이 사라지고,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에 의해서보다는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풍토가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수직적 인간관계도 수평적 관계로 변하고 있다. 나이와 지위에 의한 억압이 많이 약화되었으며,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고, 위상도 높아졌다. 아직까지 많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방자치제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집회 시위의 양상도 많이 변화되었다. 예전에는 어느 조직이 집회와 시위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어느 사안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집회를 꾸려 나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아나키즘적 사고가 깔려 있다. 아나키즘은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추구한다. 여기서 자유를 누린다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지시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유의지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자유의지를 실현하고자 하되 다른 사람의 자유의지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나키즘의 속성 가운데 하나가 강제적인 권력에 의한 억압과 지배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강권强權이 개인의 자유의지를 실현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강권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국가나 정부, 검찰 등과 같은 권력기구가 대표적이다. 아나키스트들이 국가와 정부를 부정하는 것은 국가와 정부를 대표적인 강권으로 보기 때문이다. 군대나 경찰과 같은 물리적 힘을 가진 기구, 맹목적인 충성이나 효도를 강요하는 봉건적 도덕, 나이나 지위, 육체적 힘이나 미모, 사유재산, 성적 차이, 다수 등도 강권으로 기능한다. 각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구조나 재능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권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서, 물리력이나 강한 육체를 지녔다고 해서, 재산이 많다고 해서, 부모라고 해서, 남자라고 해서, 나이가 많다고 해서, 선배라고 해서, 스승이라고 해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수라고 해서, 잘생겼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억압하거나 지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보다 약하다고 해서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억압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약자도 자신의 자유의지를 실현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차별을 부정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하면,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 데 아나키즘적 사고는 상당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아나키즘에 대한 연구를 좀 더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의 아나키즘》 시리즈를 통해 아나키즘이 한국에 소개된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전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여기서 우리가 어떠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살펴보고자 했다. 《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과 《한국의 아나키즘-운동편》을 통해 한국인들이 수용한 아나키즘은 어떠한 것이었고, 그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를 살펴보았다. 《한국의 아나키즘-인물편》은 한국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들이 지녔던 사상의 내용과 각 방면에서 전개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한국의 아나키즘-인물편》은 《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과 《한국의 아나키즘-운동편》의 후속 연구이나, 사상편이나 운동편과는 달리 논문 모음집이다. 여기에는 한국 아나키스트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8명의 사상과 활동을 정리한 연구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연구들 가운데 일부는 예전에 발표한 글을 수정・보완한 것이고, 일부는 새로이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신채호, 박렬, 류자명, 유림, 이회영 등에 대한 연구는 이들에 대한 필자의 기존 연구성과를 검토한 뒤 오류를 수정하고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였다. 박렬에 대한 연구의 경우, 목차까지 수정하는 등 논문 구성 자체를 전체적으로 변경하였고, 아나키스트에서 허무주의자로 전향한 것으로 규정하는 등 내용을 대폭 수정하였으며, 새로이 수집한 자료를 통해 해방 이후의 사상을 보완하였다. 신채호에 대한 연구에서는 〈신채호의 아나키즘〉을 발표한 이후 계속한 연구의 결과를 반영하여, 신채호를 재중국조선무정부공산주의자연맹의 창설자로 추정한 사실 등 몇 가지 오류를 바로잡았다. 이 오류를 포함해서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하였다. 류자명에 대한 연구에서는 이규창의 회고를 근거로 류자명을 재중국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의 창설자로 보지 않은 기존의 연구를 수정하였다. 그것은 류자명이 1924년 전반기까지 베이징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주는 자료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일부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보완하였다. 유림과 이회영에 대한 연구도 내용 일부를 수정하거나 보완하였다.

 류기석과 이정규 및 이홍근에 대한 연구는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새로이 진행하였다. 류기석의 경우 성장과정, 상하이로 가서 안창호를 만나기까지의 과정, 베이징으로 가서 아나키즘을 수용하게 되는 과정, 그가 제창한 아나키즘의 내용, 그가 전개한 아나키스트 활동 등을 정리하였다. 이정규의 경우 기존의 연구성과들을 검토하고, 1차 사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이정규의 사상과 활동을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이홍근과 관련된 자료는 많지 않다. 특히 해방 이후 행적에 대한 자료는 전혀 없다시피 하다. 이에 일제강점기 활동을 중심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해방 이후 사상과 활동에 대한 연구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출판계의 불황에도 기꺼이 출판을 허락해 주신 김경희 사장님과, 이 글을 다듬느라 많은 수고를 하신 편집부 직원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9년 12월 30일

                            저물어가는 기해년을 뒤돌아보며

                                       이 호 룡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총체적입체적 분석으로 한국 아나키스트 활동을 체계화한 아나키스트사의 정수

지역별시기별 대표적 아나키스트 8인의 장도를 따라 걷다

한국 아나키즘의 전범 한국의 아나키즘시리즈의 결정판

 

  31운동 101주년을 맞아 아나키스트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집중 조명한 역작이 출간된다. 한국 아나키즘 연구의 제1인자인 저자는 당시 잡지, 신문, 증인신문조서 등 1차 사료와 연구 성과를 총동원하여 아나키스트들의 체취와 족적을 되살린다. 시기(수용기-일제강점기-해방 이후)와 지역별(국내, 중국, 일본)로 대표적인 8인의 인물을 선정, 분석함으로써 전방위로 전개되었던 그들의 활약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2001)이 아나키즘의 태동, 한국의 아나키즘-운동편(2015)이 조직 활동을 집약했다면, 이 책은 아나키스트사의 본보기이자 한국 아나키즘 시리즈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방법론에 따른 지역별 운동을 체계화하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 아나키스트운동의 3대방법론은 지역별 차이를 보인다. 테러활동과 혁명근거지 건설운동이 주로 중국에서 실행되었다면, 경제적 직접행동론은 노동자 사회가 형성되면서 아나르코생디칼리슴(노동제일주의를 내세운 무정부주의적 노동조합주의)이 싹튼 국내와 재일본 한국아나키스트 사이에서만 수용되었다. 중국에서는 한국인 노동자 사회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중의 폭발력을 보여준 31운동을 계기로 아나키즘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신채호와 민족주의자로 출발하여 일찍이 만주기지론을 선도했던 이회영은 중국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아나키즘의 행동방략을 실천했다. 신채호는 다물단(1925)에서 테러활동에 주력하고, 이회영은 이정규와 함께 54운동 이후 신촌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대두된 혁명근거지 건설론에 입각하여 이상농촌 건설사업에 참가하였다. 1924년 베이징에서 이회영, 이정규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재중국무정부주의자연맹은 혁명근거지 건설에 집중하였다.

 

테러 행동론자의 두 유형

 

  이상농촌 건설운동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 정신은 농민자위운동으로 이어졌다(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 류기석은 이정규의 제의를 받고 이 운동에 합류, 취안저우泉州에서 천영이속민단편련처泉永二屬民團編練處에서 활동하였으나 역시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1928년 상하이의 재중국조선공산주의자연맹에 참가, 이후 베이징, 상하이, 톈진을 오가며 테러활동, 군사활동에 가담하며, 중국 아나키스트들과 국제적 연대도 도모했다. 류기석이 반중앙집권적 연맹체 형태의 동방무정부주의자연맹을 결성하는 등 아나키즘 본령에 충실했다면, 재일본 아나키스트로서 역시 테러적 직접행동을 추구한 박렬은 다른 길을 걷는다. 제국 일본에서 활동했던 만큼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에 경도되었던 그는 허무주의에 천착했다가, 해방 이후에는 민족주의 입장에서 세계는 하나라는 세계관을 제시하면서 민족 독립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저자가 맺음말에서 밝힌바, 한국 아나키스트들은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아나키즘을 받아들였기에 민족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니힐리즘과 달리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려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라는 아나키즘의 속성(김영한임지현 편, 서양의 지적 운동》Ⅰ)에 힘입은 것으로도 보인다.

  

한국 아나르코생디칼리스트 본격 연구

 

  철저한 자료 조사 및 분석은 이처럼 입체적인 인물 연구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실을 바로잡으며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류자명에 대한 기존 연구의 오류를 수정하는 한편, 최초로 아나르코생디칼리스트로서 이홍근의 활동과 사상을 다룬다. 아나르코생디칼리슴은 일본과 국내에서 아나코코뮤니즘과 함께 양대 흐름을 형성했음에도 그 이론적 부문을 담당했던 인물 연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에 건너가 흑우회, 흑색청년연맹에 가입하면서 아나코생디칼리슴을 접한 그는 1927년 귀국하여 관서흑우회를 결성, 파업과 같은 노동조합들의 경제적 직접행동을 지원하였으며, 노동운동과 함께 농민운동도 중시하였다

 

  한국 아나키스트들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각지에서 당면 목표인 조국의 독립과 궁극의 과제인 개인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투쟁했다. 이들의 이념적 지향점이나 운동의 궤도는 서로 다른 결을 보였다. 류기석이 아나키즘 본령을 잘 지켰다면, 류자명은 민족통일전선운동을 결행했으나 임시정부와 선을 그었으며, 이정규와 유림은 각각 민주사회주의를 제창하고 단계혁명론적 입장에서 임시정부 세력과 함께 행동하였다. 그 각기 다른 결의 빛깔을 모두 더하면 아나키즘을 상징하는 검정이 된다. 암흑과도 같은 겨울을 이겨내며 그들은 광명의 봄을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좌우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아나키스트들의 자취를 되돌아보는 것은, 저자의 바람처럼 새 시대의 이상 수립과 자유의 확대로 나아가는 다리가 될 것이다.

 

 

  

 목    차

책을 내면서              5

      머리말                      13

      제1장 민중직접혁명론자 신채호   19

     1. 반제국주의적 사고체계로서의 민족주의 제창   21

     2. 아나키즘 수용과 아나키스트로서의 활동        29

   3. 민중직접혁명론              50

           맺음말                      60

      제2장 민족해방운동기지건설론자 이회영   71

     1. 자주독립 모색과 만주로의 망명         73

     2. 아나키즘 수용               94

     3. 아나키즘 실천활동 전개        103

       맺음말                     122

      제3장 허무주의적 아나키스트 박렬        129

    1. 박렬의 성장과정과 민족주의자로서의 출발     131

    2. 아나키즘 수용과 아나키스트로서의 활동        134

    3. 허무주의자로서의 박렬        147

    4. 해방 이후 박렬의 독립국가 건설구상  155

    맺음말                   171

            제4장  테러적 직접행동론자 류기석                     177

   1. 아나키즘 수용            179

   2. 아나키스트 사상의 내용        183

   3. 아나키스트로서의 활동        199

   맺음말               225

            제5장  아나르코생디칼리스트 이홍근                     235

   1. 아나키즘 수용과 사상적 내용        237

   2. 일본에서의 아나키스트 활동            247

   3. 국내에서의 아나르코생디칼리스트 활동  250

   4. 조선공산무정부주의자동맹 결성  264

   맺음말               274

           제6장  민족전선론자 류자명        279

   1. 아나키즘 수용            281

   2. 테러적 직접행동론에 입각한 테러활동  285

   3. 민족전선론 제창                   300

   맺음말               311

           제7장  자유사회건설론자 이정규        317

   1. 아나키즘 수용            319

   2. 일제강점기의 아나키스트운동        324

   3. 해방 직후 자주적 민주국가 건설운동 전개  345

   맺음말               366

   제8장  아나키스트정당론자 유림           373

         1. 성장과정과 아나키즘 수용        376

   2. 자유연합주의 사상과 자주적 민주국가 건설 구상 380

   3. 일제강점기의 아나키스트 활동  387

   4. 해방 이후의 아나키스트 활동        400

   맺음말                   422

  맺음말                  428

    찾아보기                        432

 

 

 

 저  (역)   자   약   력

이 호 룡李浩龍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를 받았다. 서울대, 서울여대, 덕성여대에서 강의하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덕성 100년사편찬위원회 전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 아나키즘과 민주화 운동사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아나키즘-사상편》, 《한국의 아나키즘-운동편》, 《아나키스트들의 민족해방운동》, 《신채호 다시 읽기》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충북민주화운동사》, 《한국민주화운동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