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합 110년만의 진실
 
 도서분류 한국사
지은이 : 와다 하루키
옮긴이 : 남상구·조윤수
면 수 : 164
:  \12,000
출간일 : 2020/06/15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9079-3(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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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확산 속에서 생각한다

 

 

  2011311, 일본에서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였다.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 에너지는 간토(関東, 관동) 대지진의 30배라고 하는데, 천 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거대한 지진해일을 일으켰다. 도호쿠東北의 태평양 연안 마을은 완전히 궤멸되었고, 2만 명에 가까운 인명을 빼앗아 갔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은 지진해일로 자가발전 장치가 고장나 모든 냉각 기능이 마비되면서 3개의 원자로가 폭발을 일으켰다. 지진, 지진해일, 원자력 피해는 일본 도호쿠 지방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이 고난에 대처할 때 일본인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것은 이웃 나라, 그리고 세계 각지 사람들이 보내 준 지원과 격려였다. 나는 한겨레신문이 요청한 캠페인 일본에 희망을에 참여하여 다음과 같이 기고하였다.

 나는 도호쿠 대지진이라는 천 년에 한 번 있을 고난이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 주고 있다는 걸 느낀다. 죄지은 자는 죄를 뉘우치고, 원한이 있는 사람은 원한을 넘어서서 화해하고 협력해서 새로운 공동의 집을 짓고 지구, 자연과의 공생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일본에 희망을고난나누는 동북아 원한 넘어 공생으로, 2011322일자 한겨레신문 발췌) 

  하지만 나의 희망이 한국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는 여러 국민들 사이를 갈라놓은 많은 역사적인 문제를 더 고민할 필요는 없다, 과거를 모두 잊고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것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다. 새로운 협력이라는 역사의 장을 펼치기 위해서 더는 미루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확실하게 과거의 역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죄지은 자가 죄를 뉘우치고 사죄해야 원한이 있는 사람이 원한을 넘어선 용서가 가능하다.

  그로부터 벌써 9년이 흘렀다. 동북아시아는 2016년 즈음부터 북미 전쟁의 위기라는 먹구름에 휩싸인 채 두려운 시간을 경험하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겨우 북미 평화 프로세스 개시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하였고 안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북미 간의 벽은 단단해서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2019년 초부터 아베安倍 정권은 무모하게도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웠고 한일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었다. 나는 일본 안에서 한국은 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확산시키는 운동에 동참하였다. 그 성명에 인터넷을 통해 9,000명이 즉각 서명하였고, 4,000명이 동참의 뜻을 표시했다. 이 사실은 우리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2019년 말은 믿기 어려운 반시대적 정신적 혼란이 다소 후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때였다.

  올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파도가 동북아시아에 시작되어 중국, 한국, 북한, 일본을 덮쳤고 눈 깜짝할 사이에 유럽에서 미국으로 퍼졌다. 세계 최고의 문명국으로 꼽히던 미국에서 감염자가 현재 연일 3만 명씩 증가하고 있고 날마다 3천 명이나 사망하는 참상을 보이고 있다. 무서울 만큼 세계적인 파국이다. 세계 어디서나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이 바이러스라는 재앙과 싸우고 있다. 부분적인 억제에 성공한 중국과 한국의 대응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지금 일본 국민 중에는 한국 정부와 국민의 바이러스 대응에 감탄하며 한국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신종 바이러스 팬데믹이 글로벌화한 우리 생활의 결과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에 맞서는 사람들의 대응 역시 당연히 글로벌화된 것이어야 한다. 설령 감염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사람들의 왕래를 차단한다고 하더라도 그 바탕에는 국경을 넘어 민족을 초월한 인류 연대, 지역 연대, 전세계적 상호 원조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인류 공생, 협력의 새 시대를 열지 않으면 인류의 생존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한국이 바이러스라는 재앙을 부분적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람들은 어떻게 이 재앙과 싸우고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제재, 전면적인 경제 봉쇄로 말미암아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이 나라 사람들의 생존 노력이 얼마나 어렵고 비참한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재앙과 싸우고 있고 그 끝이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 놓여 있다. 앞으로 새로운 자연재해가 닥쳐온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수도 도쿄에는 직하형直下型 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30년 동안 이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70%이며 이 지진이 발생하면 사망자는 23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간토이남, 규슈九州까지의 태평양 연안 지방 전체를 덮치는 도카이東海·도난카이東南海·난카이南海 지진이 예상되고 있다. 그 가운데 도난카이 지진도 같은 시기에 같은 확률로 일어날 것이고 비슷한 수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이 두 지진에 대한 방재대책을 위해 특별 조치법을 제정하였다.

  게다가 동북아시아 지역 사람들은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과 기상의 급격한 악화에 똑같이 직면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 석탄화력 발전과 결별하고 자연 에너지 이용이라는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하는 일은, 이 지역 정부와 시민이 마주한 공통의 과제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부터 매달려 온 모든 역사 문제를 신속하고 진지하게 해결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와 위협에 함께 손잡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75년 전에 끝난 조선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강제 병합과 그 후의 지배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사죄해야 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일기본조약 제2조에 대한 한국 측의 해석을 받아들인다고 밝혀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일 국교 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 전시 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조속히 협의하여 결정하고 조치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 한국, 중국과의 영토 문제를 패전 후 75년 동안이나 제기해 온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즉각 이성적인 합의를 도출하여 기본적으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물론 역사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우선 기본적인 해결을 도모한 후에 이를 의미 있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 속에서 쌍방의 지속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죄지은 사람은 죄를 뉘우치고 원한이 있는 사람은 원한을 넘어서서 화해하고 협력해서 새로운 공동의 집을 짓고 흔들림 없는 지역의 평화, 지구, 자연과의 공생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고 한국어판 출판을 권해 주신 이태진 선생님, 출판을 맡아 주신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2020419

일본 도쿄에서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세계적인 일본의 양심, 한국병합 유효론에 제동을 걸다

동북아시아사 역사학자이자 시민 운동가로서 문제의식의 집약이자 병합론의 종결판

병합 과정으로 보는 제국주의 침탈, 그 흑막의 미스터리

 

  일본의행동하는 지성와다 하루키 교수가 한국병합 조인 과정의 기망欺罔을 파헤친 저서를 내놓는다. 1965년 한일조약 반대 운동에 참여한 이후 학술과 시민운동을 병행해 온 그가 이번엔 한국병합 원천 무효의 증거를 본격적으로 추적한다. 동북아역사재단 남상구·조윤수 위원의 세심하고도 매끄러운 번역은 함축적인 저자의 필치에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국제 정세와 일본의 움직임

 

  1장의 도입문은 러일전쟁이 대한제국을 겨냥한 것이었음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본은 러일전쟁 이후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대한제국을 실질적으로 외국과 조약을 체결할 수 없는보호국으로 전락시켰다. 일본은 국제정세를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기민한 외교술을 발휘하여 한국을 식민지로 만드는 수순을 밟았다. 이른바동아시아의 제국주의 분할흐름에 편승한 것이다. 처음에는 중립안을 지지했던 이즈볼스키 러시아 외상이 내몽골에 대한 특수이익을 인정받으면서 일본의 침략 야욕을 묵인한 것은 당시 제국주의 열강의 민낯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병합 주체와 과정에 드러난 모순과 기만

 

  저자에 따르면, 병합의 방식을 놓고 일본에서는 고무라 외상의 조칙병합안과 가쓰라 수상의 조약병합안의 두 가지 안을 저울질했다. 가운데 안중근 의거 이후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조약병합안이 최종 채택된다. 정략政略과 군략軍略을 겸비한 최고의 군 전략가 데라우치는(정일성,인물로 본 일제 조선지배 40) 19104월 통감으로 내정되고는 구체적인 병합 추진 계획을 짜고 승인까지 받은 다음 서울에 왔다. 그가 이완용에게 건넨전권위원 위임 조칙안은 한국 황제가 아닌 통감 자신이 작성한 것이며, 순종 서명 이후 데라우치가 승인을 했다. 저자는 데라우치가 천황의병합조서에도 육군대신으로 연서한 것을“13(일본의 대표자, 한국 정부의 외교·내정의 책임자, 육군대신)의 데라우치 1인극의 완성이라고 폭로한다. 이완용은 대한제국의 총리대신으로서 병합조약에 서명하였으나 모두 통감의 명령, 지시에 따랐으므로 그의 대리인, 괴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서명 위조 행위나 바꿔치기 등 조약 형식과 체결 절차상의 결함을 들어 병합 무효론을 제기한 이태진 교수의 지적(일본의 한국병합 강제 연구)을 더하면, 결국 한국병합이란 일본제국이 한국 황제에게 병합을 강요하여 체결한 기만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병합 무효론에 대해서 운노 후쿠주, 햐쿠타 나오키 등 일본 주류학계에서는 한국병합 조약의 법적 유효론을 고수한 채, 한일조약 제2조의 해석 차이를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110여 년이 지난 뒤에도 그에 따른 상흔과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미궁에 빠져 있는 이 형국은 어느 것이 맞는지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막이 내린 후

 

 

  데라우치 통감이 술자리에서 노래를 부를 때까지만 해도 연극은 성황리에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러시아 전함의 침몰 때 사네유키의 독백(언덕 위의 구름)처럼 신기루 같은 성공의 허망을 그때에는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한국병합 110년이 지난 지금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7년 전 저자가 한일공동성명에서 제시한 네 가지 과제는(김영호·와다 하루키 외, 한일 역사문제의 핵심을 어떻게 풀 것인가)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저자는 두 나라 역사 인식 대립의 원천인 병합을 직시하면서, 2조에 대한 한국 측 해석 채택이라는 대안을 제시한다.‘80년 간 전쟁에 시달린 동북아에서 새로운공생의 길이 열릴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5

시작하는 글 15

 

1 러일전쟁 후 일본의 한국 지배 25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든 일본 27

보호국이란 28

러시아 정부의 새로운 방침 31

러일협상 조인 이후 35

 

2 일본 정부의 병합 단행 시정방침 결정 39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병합 41

고무라의 병합 의견서 43

보호국화도 통고로 실시할 생각이었던 고무라 47

보호국화에서 병합으로 이어진 일반 사례 49

고무라의 조칙병합안 50

가쓰라의 조약병합안 55

가쓰라안의 저변에 깔린 한국 정세 인식 58

 

3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등장 61

 

데라우치·야마가타·가쓰라 협의 63

데라우치 통감 공무 시작 68

2차 러일협약 체결 73

조약병합의 기만성 75

 

 

 4 병합의 실시 과정 79

 

 

데라우치 통감의 부임 81

 

황제 순종과 한국 정부 대신들 82

 

데라우치, 조약병합을 요구 87

데라우치, 조약문과 전권 위임의 조칙문을 건네다 95

한국 대신들의 태도 99

데라우치, 조약의 재가를 본국에 요청 104

822일 병합조약 조인의 날 105

한국황제의 조칙 문제 114

 

5 병합의 선포 123

 

천황의 병합조서 125

고무라 외상의 병합 발표 132

병합의 반향 133

9년 후 139

 

나가는 글 143

역자의 말 145

저·역자 151

인물 및 단체 설명 153

 저  (역)   자   약   력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1938년 오사카 출생. 동경東京대학 문학부 졸업. 동경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사회과학연구소 소장 등 역임. 현재 동경대학 예교수. 전공은 소련·러시아사, 한국 현대사.

한국에서 출간된 주요 공·저서로는 역사가의 탄생, 한일 역사문제의 핵심을 어떻게 풀 것인가?,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 북한 현대사, 한일 100년사, 위안부 합의 이후 한일관계, 한국과 일본의 역사인식, 러일전쟁기원과 개전(1·2)등 다수가 있다. 일본에서는 평화국가의 탄생-전후 일본의 원점과 변, 어떤 전후정신의 형성 1938-1965, 러시아혁명-페트로그라드 19172, 스탈린 비판 1953~56-일인 독재자의 사망이 어떻게 20세기 세계를 뒤흔들었나등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