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환상의 섬인가?
 
 도서분류 한국사
지은이 : 유미림·이기봉
옮긴이
면 수 : 216
:  \14,000
출간일 : 2020/10/21
판 형 : 4 X 6 배판
ISBN : 978-89-423-9082-3(0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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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1.

독도연구는 그 스펙트럼이 어떤 주제보다 넓다. 그렇다고 해서 비전문가가 이 주제를 섣불리 다루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독도 연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주제가 되었고, 그런 만큼 누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잘못된 연구 성과는 때로는 언론인의 이름으로, 때로는 문화평론가 혹은 방송인의 이름으로 세상에 소개된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과장되고 왜곡된 사실이 전파되어 또 다른 도그마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독도연구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또한 두렵기까지 하다. 사실로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 줄 새 사료가 나올 가능성은 늘 있기에 어렵고, 독도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이 지나쳐서 자신의 견해와 다른 견해를 적대시하기에 두렵다. 어려움은 필자 자신이 느끼는 문제고, 두려움은 사회 분위기로 말미암는다. 또한 예전에 쓴 글 가운데 오류가 있음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래서 책을 낼 때마다 어렵고 두렵다.

그런데 이런 상황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책이 나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반일 종족주의가 그것이다. 이어 후속편으로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이 나왔다. 두 책에서 다룬 독도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굳게 믿고 있는 한국인의 애정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서로서, 아니 연구서라기보다는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가깝지만, 선행 연구서와도 확연히 달랐다. 그런데 그 주장은 일본의 주장과 묘하게도 닮아 있다. 아니 일본인의 구미에 딱 맞는 주장으로 가득하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반론서를 쓰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이 반론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 왔지만, 이런 주장이 대중서로 보급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더구나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은 참고 서목으로 필자의 책을 거론하고 있어 필자의 책이 독도가 우리 땅임을 부정하는 자료로 이용된 데 대한 해명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사료를 무조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려는 국수주의적 연구도 문제지만, 지난 70년 동안 축적해 온 선학의 성과를 모조리 무시하고 단편적인 사료 하나로 우리의 영유 논리를 무너뜨리려는 뒤틀린 인식도 문제다. 그동안 일본 측이 우산도가 독도임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사료로 거론해 온 것 가운데 하나가 태종실록141725일 기사의 ‘15가구 86명이 살고 있는 우산도에서 거주민 3명을 데리고 나왔다는 안무사 김인우의 보고였다. 86명이나 살고 있었다는 우산도를 독도로 보기 어려움은 자명하다. 우리는 이때의 우산도는 울릉도의 착오이므로 이 기사만으로 우산도를 독도가 아님을 보여 주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반론해 왔다. 그럼에도 일본은 우산도가 독도아님을 주장할 때마다 이 기사를 제시하고 있다. 에 출간된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세종실록142588일 기사에 태종실록우산도가 착오였음을 입증할 내용이 실려 있다. 무릉도에 도망가 살고 있던 사람들을 1416년에 김인우가 데리고 나왔다는 사실이 세종실록에 실려 있는 것이다. 태종실록의 기사는 1417년이지만 김인우의 조사는 1416년에 있었으므로 태종실록에서 말한 우산도세종실록에서 말한 무릉도임을 이로써 증명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일본 측에 빌미를 제공했던 기사에 대한 의문이 세종실록의 기사 하나로 풀린 것이다. 이런 사실을 필자가 알게 된 것은 2018년이다. 이렇듯 사료는 늘 우리 가까이 있었음에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료는 아직도 많으리라고 본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가 아는 지식이 역사적 사실이라 장담하기 어렵고, 내가 아는 지식이 진실의 전부라 장담하기 어렵다. 이것이 독도 연구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고, 선학을 함부로 재단하기 두려운 이유이다. 이 책이 이런 인식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미림

 

2.

 

于山武陵 二島在縣正東海中二島相去不遠 風日淸明 則可望見…〕

 

우산 무릉 두 섬은 (울진)현 정동쪽 바다 가운데에 있다두 섬은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다…〕.

 

위쪽은 세종실록》 〈지리지에 기록된 우산()과 무릉() 두 섬에 관한 한문 원문이고, 아래쪽은 그것의 한글 번역문이다. 문장이 너무나 분명하고 쉬워서 다툴 만한 내용이 전혀 없다. 강원도 울진현 정동쪽의 바다 가운데에서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날씨가 맑으면 바라볼 수 있는두 섬은 울릉도와 독도밖에 없으니, 세종실록》 〈지리지에 기록된 우산()은 삼척동자가 봐도 독도다.

일본 측과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의 저자는 세종실록》 〈지리지의 내용을 부정하고자 노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산도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땅이었음을 너무나 분명하게 증명해 주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분명한 내용을 부정하려다 보니까 논리적 비약을 심하게 해야 하는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는데, 자극적인 표현이나 문헌 자료에 대한 자의적 취사선택, 앞뒤 맥락의 재배치 등으로 감추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상당히 어설픈 논리적 비약임에도 그것을 발견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세종실록》 〈지리지의 우산()과 무릉() 기록이 어떻게 성립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썼다.

신증동국여지승람팔도총도강원도지도에는 우산도가 울릉도의 서쪽에 약간 작은 크기로 그려져 있다. 일본 측과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의 저자는 울릉도의 서쪽에는 섬이 없기 때문에 우산도가 실재하지 않는 섬, 더 심하게는 환상의 섬이라고 한다. 지도의 이미지만 보면 이를 체계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근대적 측량이 이루어지지 않은 전통시대의 지도 제작 방법과 지도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나면 별로 어렵지 않게 반박할 수 있을 것이기에 그에 대해서 자세하게 썼다.

울릉도를 울도군鬱島郡으로 개칭한다는 내용의 대한제국 칙령 제41호가 반포된 1900년으로 돌아가면, 서울과 울도군을 포함하여 우리나라 전국 모든 곳에서는 작은 단위의 지명 거의 대부분을 우리말 이름으로 부르면서 한자의 소리나 뜻을 빌려 표기했다. 지만 1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독섬의 표기에 불과했던 石島獨島석도독도로 읽고 있듯이 표기된 것에 불과했던 한자의 소리로 지명을 읽고 부르고 있다. 국가 단위에서 불과 120년 만에 지명의 소리가 이렇게까지 많이 바뀐 것은 세계사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初有의 사건일 것이다.

일본 측과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의 저자는 표기된 한자 지명의 소리로 읽고 부르는 우리의 오랜 습관을 파고들며 독섬=石島=獨島임을 증명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충분한 사례를 들어 반박하였기에 읽고 나면 독섬=石島=獨島임을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아쉽다. 우리말 지명을 한글로 적었거나, 표기된 한자 지명을 우리말 지명으로 읽어 왔다면 그들의 억지 주장은 아예 있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우리 스스로 반성하면 좋겠다. 전국적으로, 그것이 어렵다면 울릉군만이라도 우리 선조들이 오랫동안 불러 왔던 우리말 지명을 공식적으로 되살릴 수는 없겠는가. 저동을 모시개로, 죽도를 댓섬으로, 도항을 섬목으로, 관음도를 깍새섬으로, 독도를 독섬으로 부르는 일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이기봉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우산도와 석도가 독도인가?

독도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을 일깨우는 통렬한 일침이자 개안開眼

이영훈 교수의 주장을 넘어 정확하고 바른 독도상을 세우는 우리 시대의 필독서

 

 독도 논쟁의 최일선에서 독도가 왜 한국 영토인가를 명쾌하게 논증한 화제작이 나왔다. 한일 사료를 망라하여 독도와 울릉도를 천착해 온 유미림 소장과 우리 옛 지도로 독도의 지리학적 근거를 밝혀 온 이기봉 학예연구사의 콜라보이다. 이 책은 한국의 독도 영유권 논리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이영훈 교수의 반일종족주의와 그 후속작에 대한 반론으로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치밀한 사료 비판과 친절한 해설, 외교사적·역사문화적 접근법의 이 책은 단순한 반박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왜 우산도가 독도인가?


 저자가 5년 전에 우려한 바 있듯이, 독도에 관한 잘못된 지식이 학자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퍼지고 있다. 옛 문헌에 기록된 독도를 일컫는 이름인 우산도를 환상의 섬이라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실록 등 사료와 문헌, 지도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전문 지식을 근거로 지리지 편찬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우산도의 실재를 조명한다. 태종실록에서 무릉도를 우산도로 잘못 적은 것을 세종실록의 기사로 바로잡은 것이나, 신찬팔도지리지기록 단계에서부터 ‘2도설이 아니라 우산과 무릉 2도라는 사실을 기술해 나갔음을 증명해 나간다. 특히 실측 기술의 한계로 말미암아 우산도 위치가 동국지도단계에 와서야 제자리를 찾는 지도 변천 과정의 생생한 소개는 울릉도 서쪽의 독도 지도만을 증거로 드는 이 교수의 단편적인 사료 취합을 모래성처럼 무너뜨린다.


일본 측의 영유권 논리


  이 교수의 주장이 일본 학자들의 논리와 닮았다는 기시감은 이 책 여러 군데에서 언급된다. 태정관 문서에 대한 이 교수의 변이 그 일례이다. 이 교수는 태정관 지령의 일도가 독도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 점에서는 시모조 마사오 등 다케시마문제연구회 일파들의 주장과 거리를 둔다. 그러나 태정관 지령을 인정하면서도 1905년에는 일본이 선점하여 유효한 영유권을 취득했다는 쓰카모토 다카시의 논리처럼, 이 교수도 그 시점에 일본 내각이 독도를 편입했으므로 태정관 지령의 구속성을 미미한 것으로 본다. 이에 저자는 지령의 성립 경위와 법령으로서 태정관 지령의 효력을 밝혀 논박한다. 이는 저자가 태정관 지령 전후 일본 사료를 샅샅이 훑어 왔기에(일본 사료 속의 독도와 울릉도) 가능한 것이다. 또한 각의 결정에 따른 편입 운운은 무주지 선점론으로서, 일본 측이 함께 내세우고 있는 고유영토론과 상충되는 모순임을 꼬집는다. 이 교수는 1905년 이전에 조선인의 독도 실효 지배 증거가 없다면서 무주지 선점론을 정당화하고 있으나 그 반례는 많다. 두 나라 사람들이 독도에서 강치를 잡았을 때 울릉도 거주 일본인은 1902년에 울도군에 납세하였으나(울도군 절목), 시마네현 사람들은 1906년이 되기 전까지 자국에 납세하지 않았다.

  

한국인 삶에 녹아 있는 독섬=석도=독도

 

 무주지 선점론의 취약함을 보여 주는 사례는 울도군 절목이외에 1900년 대한제국의 칙령 제41호도 있다. 이 칙령은 1905년 이전 대한제국이 울도군을 관할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울도군의 관할 범위를 언급한 울릉전도鬱陵全島와 죽도竹島, 석도石島에서 석도가 관음도라는 일본 측의 주장을 반복한다. 그러나 한국 학자뿐만 아니라 오니시 도시테루 등 일본 학자까지 지적한 대로(우리 사료 속의 독도와 울릉도) 석도=우산도, 석도=독도이다. 저자는 1900년 전후 울릉도 주민들이 독도를 돌섬을 뜻하는 우리말 독섬으로 불렀고, 그 뜻과 소리에 따라 각각 석도, 독도로 표기되었음을 한국지명총람등 언어학적·문헌학적 자료로 입증해 나간다. 돌을 독으로 불렀던 우리네 생활언어 추적을 따라가다 보면 왜 독섬이 독도가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울릉군만이라도 아름다운 우리말 땅이름을 되살리자는 저자의 생각도 납득이 가게 된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지만 그 논거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또 우산도, 석도가 독도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독도(우산도)가 환상이라는 이영훈 교수의 주장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억설이지만, 우리 안에 과연 제대로 된 독도상이 정립되어 있는가 반문하게 만든다. 이 논쟁을 계기로 정확하고도 바른 독도 이미지를 확립해 나가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때마침 우리 땅 독도의 실체를 발견하게 돕는 이 책은 소모적인 논쟁을 뛰어넘어 독도 문제를 비로소 직시하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

 

 목    차

책머리에 5

1장 들어가면서 13

2장 우산도는 환상의 섬인가? 25

원래는 나라 이름 26

1도설과 2도설 39

환상의 심화 53

우산도의 이동 61

장한상의 울릉도 사적》 …78

3우산도인식은 단절되었는가? 81

1. 이규원의 울릉도 검찰 82

2. 대한전도대한지지》 … 89

3. 석도 96

4. ‘양고소동 103

5. 증보문헌비고》 …105

6. 울릉도 주민의 우산도 탐사 109

7. 태정관 문서에 대하여 111

4석도=독도설은 억지인가? 123

1. 칙령 제41(1900) 124

2. 일본의 독도 편입 128

3. 독도의 대두 141

4. 1900년경 돌섬으로 불렸다는 주장은 억측 144

5. 石島 獨島는 증명 불가의 명제 148

6. 1916년 지형도로부터의 정보 161

7. 과연 항의하려 했던가 165

8. 과연 불가능하였던가 172

 

5장 맺음말 183

별표1,2 193

참고문헌 212

 

 저  (역)   자   약   력

  유미림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독도연구센터에서 연구했고, 2011년 개인 연구소 한아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독도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우리 사료 속의 독도와 울릉도, 일본 사료 속의 독도와 울릉도, 팩트체크 독도등이 있다.

 

 

이기봉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2009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로 재직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슬픈 우리 땅이름 배개에서 독섬까지, 우산도는 왜 독도인가, 조선의 지도 천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