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곡의 개혁론과 유교문명론
 
 도서분류 전기 평전
지은이 : 도현철
옮긴이
면 수 : 464
:  \26,000
출간일 : 2021/08/31
판 형 : 신A5
ISBN : 978-89-423-9096(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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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주문권수 입력:
 책 의   줄 거 리 ( 머 리 말 )

  앞서 필자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되는 시기에 대두된 유학 내부의 흐름을 체제 유지와 체제 변혁을 지향하는 정치사상으로 범주화하여 검토하였다. 그 과정에서 왕조의 유지교체라는 상반된 방향성의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사상계의 공통 기반, 곧 고려 후기 현실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문제의식과 함께 원으로부터 수용된 성리학의 사상적 특성을 원형 그대로 드러내는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이 연구는 고려와 원에서 관료로 활동하면서 성리학으로 집약된 원의 선진 문화를 수용하고 이를 고려사회에 활용하여 유교적 이상사회를 실현하려 했던 가정稼亭 이곡李穀(1298-1351)의 삶과 사상을 살핀 글이다.

  이곡은 원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국으로서 세력을 떨칠 뿐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던 시기에 고려와 원의 과거에 급제하여 관료생활을 하면서, 원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세계사적 흐름을 목도하고 그것을 추동한 최신의 사상과 문화를 익혀, 고려사회를 개혁하려던 당대의 대표적인 지성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 점에서 이곡의 사상과 삶에는 14세기 원 중심의 동아시아 세계와 고려의 국제 교류 및 정치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집약되었을 것이다. 이곡의 현실 인식과 정치적 지향을 분석하는 작업이 당시 유교 지식인의 정치사상과 고려사회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어지는 조선시대 사상계와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원 중심의 동아시아 또는 세계질서에서 고려가 차지하던 위상을 자리매김하는 분석의 성격을 갖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가정집에 대한 서지적이고 역사학적인 조사, 고려와 원의 관료로 활동했던 이곡의 인적 네트워크, 국가관, 개혁 이념, 원 문화 수용 태도, 이상사회론, 역사관과 유학사상 등을 검토하였다. 그 과정에서 가정집의 구성이 다른 문집과는 달리 잡저雜著를 앞에 배치하고 시부詩賦류를 뒤로 돌린 사실과 그 의미를 분석하였고, 의 창작연대와 창작된 장소를 조사하였다. 아울러 이곡이 고려와 원의 관료로 활동하면서 보여 준 자국 인식과 개혁론을 살펴보고, 중국사와 한국사의 역사체계를 분석하였으며, 유교 문명사회를 실현하기 위하여 효치와 유교 윤리를 강화하려던 양상과 배불排佛 일변도에서 벗어나 불교의 윤리적 기능을 활용한 불교식 문치의 의미도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이곡의 사상을 고려와 조선 유학과의 연관성 및 송·원 유학의 여러 계통과 관련지어 해명함으로써 동아시아 사상사의 맥락에서 그의 위상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하여 종래의 연구 성과를 재확인한 부분도 있었고, 새로이 밝혀낸 내용도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이곡은 유학자로서 불교·도교를 이해하는 가운데 성리학이라는 새로운 유학을 수용하여 인간의 도덕적 본성을 해명하고 유교적 인륜에 누구보다도 충실한 심성, 수양 중시의 성리학을 제시하였음과, 원의 관료생활을 통하여 최고 수준의 유교 문명론을 수용하고 고려사회를 유교적 문명사회로 전환하려 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였다. 다만 불교의 윤리적 교화 기능을 긍정하여 유교의 교화, 문명사회 실현에 불교가 기여한다고 보았음을 밝혀낸 것은 기존 연구를 한 걸음 진전시킨 것이다. 또한 고려와 원에서 지방관으로 활약한 원나라 관료의 활동과 행적을 살펴보면서 이곡이 백성을 위한 정치, 교화의 방법을 이해하고 장차 고려의 지방관 관료가 모범으로 삼아야 할 바를 제시하였음을 규명하였다. 이곡의 대책문을 같은 해에 급제한 중국인 장원 급제자의 답안지와 견주어 이곡 사상의 위상을 살핀 것은 종래 연구에서 소홀히 다루었던 부분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곡이 성리학, 도학을 받아들이고 인성론과 수양론을 중시한 것은, 조선시대 성리학, 도학 중심의 사상적 흐름과도 연관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앞으로 진행되어야 할 과제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가정집에는 원 관료 시절 이곡의 기록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나라 학자와 교류, 원의 문화, 기타 원 관련 상황을 이해하는 데 긴요하고, 특히 원에 진출한 고려인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디딤돌이 되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가정집에 대한 추가적인 정리를 거쳐 이곡이 원에서 수용한 도서목록 또는 당대에 유통된 서책을 정리한다면 고려 지성계의 수준이나 고려와 원의 국제 교류 양상 등 관련 연구를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왕조교체기의 이색과 정도전 사상을 정리한 저서를 출간한 뒤 그 두 사상의 연원이 되는 이곡의 사상을 살피기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재직하는 학교의 선생님들과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은 한국사를 바르게 보는 역사적 안목과 문제의식을 새롭게 다지고 연구 방법을 모색하는 데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으며, 크고 작은 일들의 의론 상대가 되어 주었다. 경제성과는 거리가 먼 인문학 서적의 간행을 흔쾌히 허락해 주신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과 김연주·김시열 편집자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15

도 현 철 

 서 평 / 저 자(편 집 부)로부터의 글

난세를 헤쳐 나간 유학자 이곡, 그 삶과 비전을 성찰하다


 고려 후기 문신 이곡(李穀, 1298-1359)의 삶과 사상을 다룬 평전이 출간된다. 고려와 조선의 사상사를 천착해 온 도현철 교수가 이곡의 고민과 이상을 뒤따라 걷는다. 이 정교한 한 폭의 초상화에는 14세기 고려와 원사회의 모습이 집약되어 있다.

 

해체와 교감의 실증적 접근

 

 고려 말기 한 지식인의 초상을 그려 내는 저자의 시도는 이곡의 가정선생문집稼亭先生文集에 대한 실증적 검토에 바탕한다. 저자는 가정집을 최초로 이본과 비교 교감함으로써 이전의 이곡 연구와 차별점을 둔다. 특히 이곡의 아들 이색이 편차編次한 의미와 편찬 원칙을 고구하여 유학자 이곡의 관점을 더욱 밀착 분석한다.

  

건설적인 대원관계를 추구하다

 

 고려의 문신이자 원제국의 고려인 관료이기도 했던 이곡. 그는 어떻게 두 정체성을 균형 있게 발현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우선 이곡이 고려 문사, 원나라 중국인과 맺은 인적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밝힘으로써 그가 두 나라를 오가며 효율적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었던 토대를 보여 준다. 아울러 이곡이 새롭게 재편된 국제질서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정책 측면에서 살펴본다. 이곡은 당시 동아시아 문명국 원나라에 사대하되, 고려의 독자성 확보도 중시했다. 세조의 불개토풍不改土風 원칙을 근거로 공녀 파견에 반대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성리학자로서 이곡

 

 이곡이 고려와 원나라 두 세계의 간극을 좁혀 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성리학 수용을 당면 과제로 삼았던 자신의 이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가정집의 상소와 대화, 책문策問 등을 인용하여 유학자로서 이곡의 의지를 구체화한다. 이곡은 수양론·실천 윤리 중심으로 원의 성리학(도학)을 수용함으로써 고려사회의 개혁과 중흥을 도모하려 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곡의 원 성리학 수용은 이색을 거쳐 고려와 조선의 유학 전개에 영향을 주었다. 가정 이곡의 사상은 조선 성리학의 연원이 된다. 따라서 이 평전은, 여말 선초 사대부 연구를 시작한 저자가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탐색하는 의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유학사의 뿌리를 되짚어 보는 의미가 있다. 또한 이곡을 둘러싼 고려 정치와 대원 관계 등을 유기적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목    차

머리말 5

 

1 서론 11

 

2가정집의 체제 구성과 인적 네트워크 29

 

 1. 가정집의 체제 구성과 편찬 원칙 _31

   1) 가정집의 판본과 편찬 원칙 _31

   2) 문집 편차와 유교 사회의 지향 _38

 2. 고려인·원 문사와의 인적 네트워크 _65

   1) 고려·원에서 인적 네트워크 _65

   2) 원나라 중국인과의 인적 네트워크 _136

 

3 과의 사대관계와 원 문화 수용 161

 1. 원과의 사대관계와 고려 국가의식 _163

   1) 몽골()과의 강화와 사대외교 _163

   2) 원 고려 관료의 국가의식과 군신관계 강화 _176

 2. 고려의 원 문화 수용과 새로운 정치 _196

   1) 고려의 원 문화 긍정과 성리학 수용 _196

   2) 새로운 정치와 현실 개혁론 _210

 

4 교 윤리의 강화와 문명사회론 235

 1. 효치와 유교 윤리의 강화 _237

   1) 효치와 불교식 윤리 기능 긍정 _237

   2) 절부의 존중과 유 윤리 강화 _262

 2. 유학자 관료의 역할과 문명사회론 _273

   1) 유학자 관료의 등용과 교화의 실현 _2732) ·법 병행과 문명사회론 _293

 

5 역사관과 경 중시의 성리학 309

 1. 역사관과 한국사 체계 _311

   1) 순환론적 역사관과 중국사의 유학적 이해 _311

   2) 한국사 체계와 당대사 인식 _325

 2. 경학 이해와 경 중시의 성리학 _342

  1) 경학 이해와 성리학적 관점 _342

  2) 경 중시의 성리학과 그 사상의 계승 _363

 

6 결론 383

 

부록: 1333년 원 제과 전시의 이곡과 중국인 이제李齊의 대책문 역주 _400

영문초록Abstract _429

참고문헌 _431

찾아보기 _449

 

목차 

1〉 《가정집현존 판본 현황 _33

2〉 《가정집(四刊本)에 없는 이곡 관련 자료 _33

3〉 《동국이상국집목은집, 양촌집등 문집 구성 _36

4이곡의 여행기 일람 _44

5〉 〈가정잡록의 구성과 저작 시기 _51

6〉 《가정집수록 작품의 저작 연대와 편찬 장소 _51

7가정집시고(282)에 보이는 이곡이 교류 인물에게 쓴 시 빈도 수 67

8〉 《가정집에 보이는 안축에게 쓴 시와 문 _74

9〉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백문보에게 쓴 시와 문 _76

10〉 《가정집에 보이는 안보에게 쓴 시와 문 _78

11〉 《목은집시고에 보이는 이색이 교류 인물에게 쓴 시 빈도 수 _89

121335년 원에 가는 이곡에 대한 고려인의 송별시 _95

13〉 《가정집에 보이는 권한공에게 쓴 시와 권한공이 이곡에게 쓴 시 98

14〉 《목은집시고에 보이는 이색이 권한공에게 쓴 시 _100

15〉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장항에게 쓴 시 _107

16〉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신예에게 쓴 시 _110

17〉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홍언박에게 쓴 시 _111

18고려인의 원 제과 응시와 초직 _113

19〉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이인복에게 쓴 시 _115

20〉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의선에게 쓴 시와 문 _117

21이곡의 원 관료생활 _121

22〉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기철 일족에게 쓴 시와 문 _121~122

23〉 《가정집에 나타난 원 이름으로 고친 개명 고려인 _129

24〉 《원사에 기록된 고려인 _132

25이곡 이색 부자가 지은 홍빈 관련 글들 _132~133

26〉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식무외에게 쓴 시 _135~136

27〉 《가정집에 보이는 이곡이 게이충에게 쓴 시와 문 _141

281334년 이곡이 흥학조를 가지고 고려에 갈 때 원 문인 송별시 149~150

291337년 이곡이 정동행성 좌우사 원외랑으로 고려에 갈 때 원 문인이 쓴 송별시 _153~154

301346년 이곡이 반삭의 명을 받아 고려로 귀국할 때 원 문인 송별시156

31이곡의 원과 고려의 관직 _180~181

32〉 《가정집의 책문策問과 책문策文() _219-220

33〉 《가정집사서인용 _358~361

34〉 《어시책의 문제와 응시자 _400

 저  (역)   자   약   력

도현철都賢喆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이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장과 한국사상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역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의 정치사상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고려말 사대부의 정치사상연구(일조각, 1999), 목은 이색의 정치사상연구(혜안, 2011), 조선전기사상사(태학사, 2013) 등 한국 중세 사상사 관련 논저가 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