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보
성명민두기
생년월일1932.11.02
직장명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전공분야동양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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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및 저서


[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14. 민두기 스쿨

---중앙일보 ... [ 사회 ] ...1999. 5. 31. 月

한국의 동양사학, 특히 중국사학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
그 학문적 성과는 국제적으로 공히 인정받고 있다.

이 탑을 쌓아 올리는데 견인역을 한 게 바로 민두기 (閔斗基.67.서울대 명예교수) 교수. 학문 연마에 관한 한 자신은 물론 제자들에게도 '인정사정 없을 만큼' 엄격해 '민총통' 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 지독한 담금질을 견뎌내고 동양사학의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제자들. 이름하여 '민두기 스쿨' 이라 할 만하다.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에서 수학, 석.박사를 거쳐 69년 모교 동양사학과 교수로 옮긴 이후 97년 정년까지 근 30년을 중국사 연구와 제자양성에 혼신을 다해온 閔교수.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일선에서 떠난 지금도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5.4운동 80주년을 맞아 중국 베이징대 기념학술대회에 참가, 주제발표에서 "중국 현대사의 기점을 5.4운동으로 잡는 것은 적절치 않다" 며 "신해혁명에서 5.4운동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이념이 중국 현대사를 이끄는 동인" 이란 새 학설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민두기란 이름은 서울대 동양사학과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閔교수의 학문은 한대사 (漢代史)에서 시작, 청대사.중근근대사를 거쳐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역에 걸쳐있다.

한마디로 중국사에 관한 한 각 분야의 독보적 연구성과를 확보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근대사 연구' 는 종래 한.중 관계사에 중점을 두었던 중국사 연구풍토를 극복하고 중국사의 내면적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한국 최초의 전문연구서로 평가받으며, 89년 동양사학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강좌중국사' (전7권) 는 閔교수 제자를 중심으로 각 주제에 대한 개괄적인 연구를 정리한 내용으로 단일학과 동문 연구자만의 것으로는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89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출간한 '국가정치와 지방세력 (National Policy and Local Power)' 은 閔교수가 일찌기 60년대 쓴 논문들을 번역한 것으로, 미국학계에서 閔교수 학문세계의 선진성을 평가한 단적인 예다.

閔교수는 제자 훈련에 있어 조금의 아량도 없는 이로 그 이름이 높다.
고증과 객관에 대한 엄격성이 기조인 그의 제자 양성법은 격동기에 특히 휘둘리기 쉬운 현실과 학문풍토에서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학문 수준을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閔교수는 제자들이 학문이 아닌 다른 분야에 신경쓰는 것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아 이 '스쿨' 에는 그야말로 초지일관 '공부' 만 한 사람들로 꽉 차있다.

이런 연유로 '민두기 스쿨' 을 형성하고 있는 '교수군단' 은 시류와는 담을 쌓을 정도로 독특한 학문집단을 이루고 있다.

閔교수에 이어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이끌고 있는 오금성 (吳金成.58).이성규 (李成珪.53) 교수는 閔교수의 1세대 제자격. 이들은 閔교수가 숭실대에서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후 가르친 제자들로 이후 박사논문지도를 받은 학생들이었다.

현재 중국 베이징대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연구차 나가 있는 吳교수는 현재 1백명의 학자들이 모이는 명.청사연구회 (근세사) 를 이끌며 이 분야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李교수는 중국 고대사 분야에서 연구의 성과를 높여가고 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중국현대지배층 연구를 시작해 최근 중국 여성사 연구에 천착하고 있는 윤혜영 (尹惠英.47.한성대 사학과) 교수는 閔교수가 최근 큰 관심을 기울이는 중국현대사 연구회 회장으로 학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달 국내에서 열릴 5.4운동 80주년 기념학술대회 준비에 빠쁘다.

학문에만 전념하라는 閔교수의 지론을 한때 거역하고 운동권 (민청학련 사건)에 빠져 파문 (?) 직전까지 갖던 연세대 백영서 (白永瑞.
46.사학과) 교수는 '스쿨' 내에서 드물게 왕성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학자. 최근 중국 현대 대학문화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연구회 총무이사이면서 89년부터 창작과 비평사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이외에 정치적 시각에 흔들리지 않고 객관적 사료에 근거해 장제스 (蔣介石) 를 연구, 권위자로 인정받는 배경한 (裵京漢.46.신라대 사학과) 교수와 쟝쑤 (江蘇) 지방의 엘리트 연구를 통해 중국 지방분권화에 대한 구조를 파헤쳐 그 업적을 인정받은 김형종 (金衡鍾.40.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 등이 포진하고 있다.

중국 중세사 분야에서는 호한 (胡漢) 혼합체제, 즉 중국 중세의 핵심은 한족이 아니라 북방 유목민족과의 혼합의 결과라는 이론의 근거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박한제 (朴漢濟.53.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가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 성균관대 하원수 (河元洙.38.사학과). 한성대 박근칠 (朴根七.38.사학과).한림대 김병준 (金秉駿.37.사학과). 이근명 (李瑾明.
38. 사학과) 교수 등은 80년대 학번으로 교수가 된 신진세력들로 '민두기 스쿨' 의 '젊은 피' 들이다.

국내 동양사학연구가 중국에서 중앙아시아까지 확대되는 것은 서울대 김호동 (金浩東.44.동양사학과) 교수에 의해 이뤄진다.

중앙아시아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첫 세대인 金교수는 당초 중국사를 전공했으나 閔교수가 학문의 영역 확대를 위해 장학금을 마련, 미국 하버드대로 유학을 보낸 경우. 金교수는 현재 국내 중앙아시아사의 대표적 학자로 이 지역을 직접 누벼가며 연구하고 있다.

또 '민두기 스쿨' 얘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지식산업사 김경희 (金京熙.61) 사장. 閔교수의 과 후배인 金사장은 동양사학과 창립 20주년으로 만든 '강좌중국사' (전7권) 를 비롯, 이 '스쿨' 의 주요저서를 절반 이상을 펴냈을 정도로 '민두기 스쿨' 연구성과의 반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