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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제목 | <강재형의 우리말 사랑>"복지리"는 일본말 "복맑은탕" 어떨까 |
| ▣ 글번호 | 71 |
| ▣ 기사분류 | 문화일보 |
| ▣ 게재날자 | 2000/02/28 |
| ▣ 조회수 | 3579 |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과물전(과일가게)망신은 모과가 시킨다’, ‘둠벙(웅덩이의 사투리)망신은 미꾸라지가 시킨다’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못난 것일수록 그와 함께 있는 동료를 망신시킨다는 뜻이다. 꼴뚜기와 모과, 미꾸라지가 듣는다면 기가 막힐 얘기다. 자신들을 형편없는 미물로 취급한 셈이 니 말이다. 죄없는 꼴뚜기나 모과, 미꾸라지는 왜 그런 대접을 받게 되었을까. 모르 긴 몰라도 그들의 생김새가 사람의 잣대로 보았을 때 보잘것 없기 때문에 생긴 속담 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꼴뚜기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크기나 맛이 낙지보다야 못하지만, 주꾸 미보다는 내가 낫다’고. 그러나 ‘주꾸미’도 생김새만 놓고 본다면 꼴뚜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내 초장에 찍어 먹는 이 연체동물은 ‘주꾸미’ 가 맞는 표현이다. ‘쭈꾸미’는 사투리이다. 꼴뚜기나 주꾸미에 견주어 볼품없고 쓸모 없는 게 또있다. 서덜이다. 횟집 차림표에 나오는 ‘서더리탕’의 재료가 되는 이 서덜은 어떤 생선일까? 유감스럽게도 서덜은 생선이 아니다. 생선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 대가리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서덜탕’이라고 해야옳다 ‘서더리탕’을 먹으면서 생선살을 뒤지는 이나 ‘서덜은 어떤 생선이냐’고 묻는 이는 뭘 모르는 사람이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생선살을 맛보려면 얼큰한 ‘복매운탕’이나 ‘복지리’가 제격 이다. ‘복+매운+탕’이 복을 넣어서 맵게 끓인 탕이라는 건 쉽게 알겠는데, ‘복+지 리’는 무슨 뜻일까. 음식이름 ‘지리’는 국어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낱 말이다. 나오지 않는게 당연하다. ‘지리’는 오리지널 일본말이니까. ‘지리’는 생 선이나 두부 따위를 넣어 삶아서 초간강에 찍어 먹는 냄비 요리를 가리키는 일본어이 다. 얼큰한 것은 매운탕이라 하니, 그렇지 않은 것은 ‘안매운탕’이나 ‘맑은탕’이 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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