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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제목 | <우리말사랑>라면-짬뽕-우동 일본식 음식이름 모두"바꿔" |
| ▣ 글번호 | 73 |
| ▣ 기사분류 | 문화일보 |
| ▣ 게재날자 | 2000/04/03 |
| ▣ 조회수 | 3349 |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3행시의 변형인 2행시 하나를 구수한 호남 사투리로 읊어보자. 2행시의 두운(頭韻)은 ‘라면’이다. 라:라면이 불었습니다요,형님. 면:(어깨를 으쓱 거리며)면목 없습니다요,형님. 별 뜻 없는 내용이지만 이런 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장난이다. 어쨌든 라면의 원조는 어디일까. 일본? 천만의 말씀,원조를 일본쯤으로 알고 있는 라면의 진 짜 원조는 중국이다. 납면(拉麵)또는 노면(老麵)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발음은 라몌 ㄴ(拉麵)과 라오몌ㄴ(老麵)이다. 이게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네들 입맛에 맞게 개발된 게 라멘,다시 우리나라에 와서 즉석식품으로 꽃피운 게 바로 라면이다. 중국에서 일본 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인기식품으로 자리잡은 게 라면뿐일까. 또 있다. 오리지널 중국 음식으로 알고 있는 짬뽕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짬뽕은 라 면과 달리 이름은 일본 것이다. 한데 뒤섞음,음식이름의 하나-일본어 ‘참퐁’의 뜻풀 이다. 중국의 초마면(炒碼麵)이 일본에 건너가 ‘참퐁’이 되고,일제때 우리나라에 건 너와 얼큰함이 일품인 짬뽕이 된 거다. 중국음식점 차림표에 올라있는 먹을거리 가운데 어디 짬뽕만 일본 것인가. 야키만두 가 그렇고 다쿠안과 우동이 그렇다. 야키만두(燒饅頭)는 군만두로,다쿠안은 단무지로 바꾸면 될 일이지만 우동은 어찌해야 할까. 우동은 가다랭이와 다시마를 우려낸 물에 일본식으로 뽑은 국수를 말아 낸 음식일 뿐이다. 함께 머리 맞대고 좋은 말을 생각해 내야 할 일이다. 그럼 짬뽕은? 언젠가 서울 강남에 있는 이른바 퓨전 레스토랑에 갔더 니 매운 해물탕면이란 게 있었다. 호기심에 주문해 먹은 그 음식의 맛은 통칭 짬뽕과 같았다. 그렇다. 발상의 전환은 일 본어 찌꺼기 솎아내기에도 필요한 법이다. 짬뽕(일본어일지라도)은 짬뽕이어야만 한다 는 고정관념을 그 식당은 확실하게 뿌리 뽑았다. 온갖 해물에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 진 매운 해물탕면, 굳이 먹어보지 않더라도 그 맛을 알 수 있는 좋은 이름이다. 얼큰 탕면이라 해도 좋고…. 강재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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