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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제목 | <강재형의 우리말사랑>학부형은 없다..학부모만 있을뿐 |
| ▣ 글번호 | 76 |
| ▣ 기사분류 | 문화일보 |
| ▣ 게재날자 | 2000/05/01 |
| ▣ 조회수 | 2853 |
|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번주에는 어린이날이 있고 다음주엔 어버이날, 다다음주에는 스승의 날…. 이렇게 따뜻한 정을 나누는 날이 5월에 다 들어 있으니 말이다. 어런이 날은 어린이를 위한 날이지만 나이는 이미 팔순에 가깝다. 1923년에 5월1일로 정해 시 작했으니 올해 어린이날은 78년째인 셈이다. 지금처럼 5월 5일로 날짜가 바뀐 건 1927 년이고, 1975년부터 공휴일이 되었다. 어버이날은 원래 어머니날이었다. 1910년 무렵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나누어 준 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 라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 행사를 해왔는데, ‘우리는 뭐냐…’는 일부 아버지들의 반 발(?)로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했단다. 이 땅의 아버지들이 진짜 ‘우리는 뭐 냐…’고 반발했을까. 물론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웃자고 한 얘기만은 아니다. 일부 아버지들의 ‘푸념’ 을 들은 행정당국의 배려 덕에 어버이날로 개칭되었다고 치자. 그럼 어머니들은 할 말 이 없을까. 있어야 한다. 꼭두새벽에 일어나 학교 가는 자식들 도시락 챙겨주고 늦은 밤 자식이 잠자리에 들어야만 두 눈 붙이는 어머니들은 정말 할 말이 있어야 한다. 학 부형이란 말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학부형(學父兄)은 한자 뜻 그대로 ‘학생의 아 버지와 형’을 이르는 말이기에 그렇다. 엄격한 가부장제 사회에나 어울리는 표현이 다. 어머니는 집안 일만 돌보던 시절, 학교의 학생지도 상담 대상은 아버지(父)나 형(兄) 이었던 시절에나 가능한 게 학부형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어머니들은 할 말을 해야 한다. 아니 어버이와 스승이 함께 나서서 외쳐야 한다. ‘이 시대에 학부형은 없다. 학부모(學父母)만 있을 뿐이다’라고. <강재형happysky@m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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