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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제목 | <강재형의 우리말 사랑>커플링=가락지1개,쌍가락지=반지4개? |
| ▣ 글번호 | 77 |
| ▣ 기사분류 | 문화일보 |
| ▣ 게재날자 | 2000/05/15 |
| ▣ 조회수 | 2886 |
| 조선시대 관례(冠禮)와 계례라는 게 있었다. 사내아이는 ‘갓을 쓰고’, 계집아이는 ‘쪽을 찌는’ 예식을 그렇게 불렀다. 고려 광종 16년(서기 965년) 세자에게 원복(元 服)을 입힌 것에서 비롯했다는 우리 성년례(成年禮)가 관례와 계례였다는 말이다. 쉽 게 말해 ‘아이가 어른이 되는 예식’인 셈이다. 지금 우리는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 의 날로 지내고 있다. 올해는 서기 1980년에 태어난 이들이 성년이 되는 해이다. 올해로 만 스무살이 되는 ‘새내기 성인’이 받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 어떤 잡지 를 뒤적이다 보니 ‘애인의 키스’가 1위, 그 뒤를 이은 게 이른바 ‘커플링’이다. ‘커플링’은 요즘 유행한다는 반지이다. 커플(couple)은 ‘한 쌍’,링(ring)은 ‘반 지’, 그래서 비슷한(또는 같은) 형태의 반지를 남녀가 각각 하나씩 낄 수 있게 만든 게 ‘커플링’이다. 이 ‘커플링’과 ‘반지’에 관한 오해 아닌 오해를 풀어보자. 반지 2개가 모이면 가락지이다. 가락지가 2개면 쌍가락지라고 한다. 반지는 홑 것, 가 락지는 쌍 것, 그래서 쌍가락지는 반지 네 개가 된다. 이상한 덧셈이라고? 아니다. 반지는 손가락에 끼는 한 짝으로만 된 고리를 이르는 말이다. 두 짝의 고리는 가락지 이다. 당연히 쌍가락지는 ‘두 짝×2’해서 네 개가 된다. 쌍가락지는 ‘역전앞(驛前- 앞)’처럼 불필요한 어의중복(語義重複)인 셈이다. 하지만 진짜 쌍가락지를 낀 사람 도 있었 음직하다. 임진왜란 때 논개가 그렇지 않았을까. 오른손가락에 한 짝, 왼손가 락에 또 한 짝, 이렇게 두 손에 각각 나누어 낀 쌍가락지로 왜장을 옭매 안고 진주 남 강으로 뛰어들 때 말이다. <강재형,happysky@m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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