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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제목 | <강재형의 우리말사랑>(Y)위는 엉덩이 아래는 궁둥이 몰랐지? |
| ▣ 글번호 | 79 |
| ▣ 기사분류 | 문화일보 |
| ▣ 게재날자 | 2000/05/29 |
| ▣ 조회수 | 4240 |
|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이 확정된 날, 당시 대통령이 한턱 냈다. 자리 를 함께 한 정상은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수상. 만찬이 끝난 뒤 자기 나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는 누군가의 제의가 있었다. 먼저, 클린턴이 당당하게 셔츠를 풀어헤쳤다. 그리고는 털로 덮인 가슴을 드러내며 외친 말, ‘광활한 대지’. 뒤를 이은 대처 또한 망설이지 않았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젖가슴을 내밀며 하 는 말,‘풍부한 자원’.이제 우리 대통령의 차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만찬장을 떠나려 는 듯 뒤로 돌아서서 바지를 벗어내리며 ‘분단된 조국’이라고 했다. 위 얘기는 물론 사실이 아니다. OECD 회원국인 세 나라의 현실을 담아낸 우스갯소리 다. 꾸며낸 얘기에 등장한 신체 부위의 정확한 명칭은 뭘까. 클린턴이 내세운 것은 가슴 (목과 배 사이의 앞 부분),대처가 드러낸 것은 유방(乳房)이다. 유방과 젖가슴(유방 이 있는 언저리의 가슴)은 엄연히 다른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스개에 등장한 우리 전 직 대통령의 그것은 뭘까. 엉덩이와 궁둥이, 아니면 둔부와 볼기? 바지를 어디까지 내 렸는지 모르지만 이 모든 것일 가능성이 높다. 영어로야 그냥 ‘히프(hip)’하면 되지 만 우리말에서는 하나하나 달리 구분하기 때문이다. 엉덩이는 아랫배 뒤쪽으로, 몸통이 두 다리로 갈라지기 직전에 두툼하게 살이 붙은 부 분이다.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의 언저리 곧 허벅다리 위쪽에 살이 두둑한 부분을 이 르는 말이고 궁둥이는 엉덩이의 아래쪽으로, 앉으면 바닥에 닿는 곳을 가리킨다. 그래 서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함’을 이르는 속담은 ‘엉덩이가 가볍다’가 아니 라 ‘궁둥이가 가볍다’해야 이치에 맞는 말이다.‘볼기 둔(臀)’자를 쓰는 둔부(臀 部)는 볼기와 같은 뜻이다. 물론 ‘웅뎅이’나 ‘궁뎅이’따위는 바른말이 아니다. 방 둥이는 사람의 그것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소나 말 같은 길짐승의 엉덩이를 뜻하 는 말이다. <강재형, happysky@m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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