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내용

▣ 기사제목	<나의 건강법> 우리 조상들의 슬기 - 국선도 단전호흡
▣ 글번호	41
▣ 기사분류	서울대동창회보
▣ 게재날자	2003.11.27
▣ 조회수	2955
김경희(61년 문리대졸) 지식산업사 사장, 사학과 동창회장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병치레가 잦았다. 중3, 고1 때는 폐결핵을 앓았고, 대학 때부 터 소화가 잘 되지 않더니 20대 중반부터 7년 동안 십이지장궤양을 앓아 김치도 먹 을 수 없었다. 30대 초반 한때 간영향결핍증에 시달렸고 40대 중반에는 당뇨를 앓기 시작했다. 당뇨는 남성을 잃게 해 이른바 임포에 빠졌다. 양약과 한약을 다 먹어보았지만 신통 한 것이 없었다. 1년 남짓 고생하다가 국선도 단전호흡을 시작한 지 꼭 닷새 만에 정 상을 되찾았다. 그 날로 매끼 식후에 거의 한 주먹씩 먹던 약을 모두 버리고 지금은 비타민제밖에는 먹지 않는다. 대신 나는 회사 방 하나를 치워 도장을 마련하여 아침마다 가까운 이웃들과 단전호흡 을 한 뒤 일과를 시작한다. 국선도 단전호흡은 우리 조상들이 아주 먼 옛날부터 해오던 독특한 양생법(養生法)이 다. 아마 고구려,백제,신라 이전부터 터득해서 이어져오다가, 신라 진흥왕 때는 국가 의 청소년의 필수 심신수양 단련법으로 공인(公認)하였기에 풍류도와 함께 국선도는 화랑도의 별칭(別稱)이기도 하다. 단전호흡은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바꾸어 말하면 몸과 마음을 통일적으로 단련하는 건강법이다. 그러기에 집중력 훈련을 통한 지구력 훈련이다. 나는 40대 후반에 시작한 지 두 달쯤 지나 착각에 빠진 적이 있다. 4층 창 너머 콘크 리트 보도 위에 비둘기들이 모이를 쪼아 먹는 모습을 보고, 나도 뛰어내리면 새처럼 사뿐히 내려 앉을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러기에 화랑 관창이 10대 소년의 몸 으로 백제 계백 장군에게 두 번이나 단기 필마로 도전할 수 있는 임전무퇴(臨戰無退) 의 용기가 가능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고려․조선시대에도 문무(文武)를 가리지 아니하고 국선도 단전호흡 을 생활화하고 있었으며, 그러기에 임진왜란 때나 한말에 글만 읽던 유생(儒生)들이 나라의 위기에는 의병장으로 앞장서서 농민군의 지휘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 누구나 근심과 걱정, 불안과 초조의 범벅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지식인이야말로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겠다. 그러면 어 떻게 이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나라 안팎의 선후배, 동문들에게 감히 권한다. 많은 건강법이 있지만, 우리 조 상 대대로 이어져오는 국선도 단전호흡에 한번 입문해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