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문 서 평 내 용 보 기 |
| 도서명 | 일본의 한국병합 강제 연구 | ||||
| 서평제목 | 일제의 한국병탄 과정 고정관념 뒤집기 | ||||
| 신문사 | 한겨레 | ||||
| 게재일자 | 2017/01/19 | ||||
| 관련기사 링크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79524.htm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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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병합 강제 연구 이태진 지음/지식산업사·3만원 갑오왜란과 아관망명 황태연 지음/청계·4만8000원 결이 좀 다르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일제의 한반도 침략과 대한제국 멸망의 과정에 관한 기존 사실 및 고정관념들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일본의 한국병합이 “강제와 기만, 범법으로 점철된” 야만적 침략이었음을 당시의 조약문 등 문서의 정밀검증을 통해 밝혀 온 국사학자 이태진의 <일본의 한국병합 강제연구>와 정치학자 황태연의 <갑오왜란과 아관망명>이다. 이태진의 책은 1995년에 낸 그의 <일본의 대한제국 강점-‘보호조약’에서 ‘병합조약’까지>(까치 펴냄)를 토대로, 1904년 러일전쟁 개전과 동시에 강요된 ‘한일의정서’에서 ‘한국병합조약’에 이르기까지의 조약 관련 전 과정을 다시 체계적으로 정리·보강한 것이다. 서울대 규장각에 수장돼 있는 대한제국 정부 문서들과, 고종이 비밀리에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에게 내린 외교 전권 위임장 및 수교국 원수들에게 보낸 친서 등을 정밀 분석하고, 관련 국제회의 발표문이나 외국의 연구 등을 면밀히 검토해 온 이태진은 을사늑약이나 한일병합 조약, 한일의정서 등 일본이 강제한 문서들에서 명백한 ‘날조’의 증거들을 무수히 찾아낸다. 한마디로 합법적 외교문서로서의 기본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들이고, 원천무효라는 얘기다. 책은 그 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사진들도 수록했다. 일본 월간지 <세카이(세계)>에 연재되기도 했고 한국병합 관련 하버드대학 국제학술회의 등을 이끌어내고, 한국병합 100년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 발표에도 영향을 끼친 이태진의 연구는 한국병탄의 국제법적 정당성을 주장해온 식민사관과 그 변종인 자유주의사관에 대한 또 하나의 통렬한 반격이다. <갑오왜란과 아관망명>은 제목부터 전복적이다. 갑오왜란은 청일전쟁이 일어난 1894년(갑오년)부터 민비(명성황후)가 시해당한 1895년(을미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 이른바 ‘아관파천’이 발생한 1896년(병신년)의 사건, 즉 일제 침략으로 국권을 상실해간 그 시기(제1차 침략전쟁)를 16세기 말 임진년의 그것에 버금가는 ‘왜란’으로 규정한다. 황태연은 또 한반도 점령을 목표로 저지른 일본의 1904년(갑진년) 러일전쟁 도발 이후 1910년 병탄까지를 갑진왜란(제2차 침략전쟁)으로 부른다. 아관파천을 아관망명으로 고쳐 부른 데서도 지은이의 의도가 드러난다. 임금이 궁성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다는 뜻의 아관파천이란 말은 무능하고 부패한 왕가의 속수무책 피난이라는 뉘앙스가 강한데, 황태연은 이는 지나치게 수동적인 관점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당시 한국 조야의 일제 침략에 대한 저항은 훨씬 더 전면적이고 강고했으며, 고종이 러시아공관으로 간 것은 수동적 피난이 아니라 적극적 항전을 위한 망명이었다는 것이다. 그 파격적 접근법부터 관심을 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79524.html#csidxdc6d12369ec444c87540acdf470255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