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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편작·화타와 그 후예들의 이야기: 중국의 의약신앙과 사회사
서평제목 [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허준·허임과 그 후예들의 이야기
신문사 민족의학신문
게재일자 2021/06/04
관련기사 링크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2893
도서비평┃편작·화타와 그 후예들의 이야기
경기도 파주 허준 묘소, 허임이 『침구경험방』 집필한 공주, 『침구극비초』의 김덕방이 활동한 전남 고흥, 유이태의 고향 산청, 선조를 호종한 어의 이공기의 제천, 『삼방촬요』를 편집한 송시열이 후학을 양성하던 대전 우암사적공원, 『주촌신방』을 저술한 신만이 거주하던 대전 진잠, 명나라 황후를 치료한 이석간이 진료하던 경북 영주, 『침구요결』을 저술한 류성룡이 거주하던 안동의 하회마을, 사명당 대사와 사암도인이 승병을 양성하고 수도하던 강원도 고성의 건봉사 등등... 한의학과 관련된 유적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


이민호 지음, 지식산업사 출간
지자체에서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역사 속 명의를 모시고자 노력을 하고 있고, 덕분에 지방의 한의학 관련 유적들이 주목받고 있다. 유적뿐만 아니라 “양기가 떨어진 아이에게 장기알을 삶아 먹이라고 처방한 허준”처럼 명의와 관련된 설화들도 전설의 고향처럼 지금까지 이어져 한의학을 신비하게 빛(?)내고 있다.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민호 박사는 『편작·화타와 그 후예들의 이야기』에서 중국의 의약 관련 유적과 명의들의 설화를 정리하였다. 우리가 한의대에 들어와서 들어왔던 본초를 직접 맛보고 약성을 정리는 신농씨, 마비산으로 마취를 하고 수술한 화타, 침술에 능했던 편작, 상한론을 저술한 장중경, 진인으로 100살 이상을 살았던 손사막 등등.... 지금도 중국의 명의들은 건강을 지켜주는 ‘약왕’으로 추앙받고 사원에 모셔져서 몸이 아픈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중국의 역사에서 약재 시장과 약상이 발전하게 되는 계기도 살펴보고 있다. 명·청 교체기 운하를 정비하고 경제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약재도 상품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또한, 관 주도의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민간 영역의 의료가 발전하면서 의료 시장은 더 활기를 띠었다고 한다. 따라서 각 지역마다 거점 약재 시장이 생겼고 약상들은 약시를 중심으로 각지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약재 조달과 운송·판매에 종사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중국의 역사 속에서 중의학과 중의사를 바라보는 중국의 의료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중국에서 중의학을 육성하고 전통을 살려서 전 세계로 수출하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문화적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중의학을 지원하여 한약재 청호를 이용한 항말아리아제 개발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하였다. 최근에는 코로라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이 치료 결과를 가지고 국제 학술지에 중의학의 코로나 치료논문을 발표하여 중의학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중국의 하얼빈에서 만난 조선족 중의사가 중국에서는 중의학을 기본으로 하고 서양의학의 진단을 이용하여 새로운 ‘중국의학’을 만들고 있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부러웠다. 중국 정부의 지원 속에서 중의학은 성장하여 해외에도 ‘중국의학’을 상품으로 수출을 하는 동안 양방의 폄훼 속에서 차츰 의료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한국의 한의학과 대조가 되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한의사들의 코로나 치료는 현장에서 지금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공중보건 한의사들이 코로나 검체 채취라도 하고자 해도 양방의사들의 반대로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에도 중국처럼 한의학의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많다. 서울이나 대구, 대전의 약령시는 예전과 비교하면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그곳에서 건강을 위해 약초를 상담한다. 그리고 여러 건강 프로그램에서 한의학 강의를 매일매일 들을 수 있으며 각종 홈쇼핑에서 한의약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체계적 교육을 받은 한의사들이 1만여 한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저자가 실제로 가서 찍은 사진도 많이 책에 실려있어 마치 중국에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면서 해외여행도 못 가고 국내 여행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이번에는 한의학과 관련된 인물이 있는 지역을 여행하면서 한의학의 숨결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이 책의 2편 ‘허준·허임과 그 후예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하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저자께 부탁드린다.



정유옹 / 사암침법학회,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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